[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SK텔레콤이 최근 5G 요금제를 신청했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반려됐다. 저가 요금이 없다는 것이 반려 사유다. 당초 예상된 일지만 결국 5G 요금제는 비싸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지만 차세대 5G 통신망 도입을 추진하는 대부분 국가에서도 비싼 이용료에 고민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 통신사인 T모바일과 버라이즌, AT&T의 5G 요금제 정책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외신 PCMag은 최근 “T모바일과 버라이즌은 ‘5G 서비스를 용량 무제한으로 제공할 것이며, 적어도 4G 요금보다 비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직 스마트폰에 국한된 정책이고, PC나 IPTV 등 다른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AT&T와 버라이즌은 오는 5월 미국 휴스턴, 텍사스, LA,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한다. 버라이즌은 가정용 인터넷기기를 모바일 인터넷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속도, 용량, 저지연 등 성능과 무관하게 이용요금은 기존 4G 요금제보다 비싸진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외신 PCMag은 AT&T가 월 15GB 용량 5G 핫스팟 데이터 서비스에 70달러(약 8만원)를 부과하는 계획을 밝혔다가 다른 통신사업자들에 거절당했다고 언급했다. AT&T가 서비스 중인 4G 데이터 요금제 중 22GB 제공에 월 65달러짜리 상품이 있다. 5G 통신망이 4G 대비 100배 이상 빠르고 대역폭도 더 넓지만 제공 용량은 더 적고 요금은 더 비싸지는 셈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는 통신사 홍보문구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용요금 측면에서는 소비자를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게다가 AT&T는 ‘5G Evolution’이란 이름의 새로운 서비스를 연내 400여개 시장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T모바일이 현재도 활용하고 있는 LTE-A 서비스로 4G 표준의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비평가들은 AT&T의 5G 에볼루션 서비스를 ‘가짜 5G’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청한 5G 요금제가 지난 5일 반려됐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좀 더 넓어야 한다는 것이 반려 사유다. SKT는 과기정통부로부터 명확한 반려 사유를 수신해 철저히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승인되는 요금정책을 반영해야 하는 KT와 LG유플러스에도 비상이 걸렸다.

5G 단말 보급 지연과 더불어 요금제 인가 거절 등 문제가 더해지며 3월로 예정된 5G 상용화는 4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5G 서비스 자체도 게임처럼 ‘부분상용화’가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가 시작돼도 초기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수도권과 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5G 중요 서비스 중 하나로 고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VR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VR기기 보급률은 통신시장서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한 리서치 업체는 2017년 세계 VR시장 규모를 200억달러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0%에도 미치지 못한 17억달러였다.

5G로 인해 빛을 보게 될 고품질 콘텐츠도 부족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인프라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비쌀 수밖에 없는 5G 요금제는 전 세계 통신사에게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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