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임 인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거친 언행이 도마에 올랐다.

28일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과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잇따라 퇴임 의사를 밝혔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사장으로 부임, 해운업 재건을 지휘해온 해운전문가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 회사를 정상궤도까지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두 사장의 임기가 2021년까지 2년 남은 점을 볼 때 산업은행장 또는 정부 압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등 정부 주도 조선·해운 사업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거친 입의 강도도 높아졌다.

이 회장은 현대상선 후임 인선과 관련 “예전처럼 해운업이 영업 물류를 따오고 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의 회장도 정보기술(IT) 업계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외부인사 영입을 시사한 셈이다. 해운업계에서도 이 회장의 발언에 시선이 곱지 않다. 임원추천위원회 등 앞으로 선임 절차가 남은 상황에서 최고 권력자가 ‘입김’을 행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해운업을 몰라도 너무 몰라 발생한 사고가 한진 파산”이라고 지적하며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상선이 최근 발주한 초대형 선박을 통해 수년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낙하산이 내려와 좋을 것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동걸 회장의 강성 발언은 하루 이틀 일 벌어진 일이 아니다. 이 회장은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에게 “임시 관리자일 뿐”이라는 독설까지 내뱉었다. 이와 관련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재벌 오너들도 전문경영인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예의가 아니다. 독단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11월에도 해양진흥공사를 통한 초대형 선박 지원 당시 “안이한 현대상선 임직원은 즉각 퇴출하겠다”며 “노선별로 1~2주간 실적이 나쁘면 본사로 불러 추궁하고, 한 달간 나쁘면 경고를 주고 처벌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 앞서 관련 규정에 따라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경영진추천위원회를 통해, 대우조선은 경영정상화위원회를 통해 관련 절차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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