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효자 IP는 20년째 ‘리니지’다.

[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후속작과 프리퀄, 리메이크 등이 난무하는 영화계처럼 게임업계도 자체 지식재산권(IP)을 다양하게 재활용하는 추세다.

인기 원작을 기반으로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에 입각한 작품은 많다. 근 10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과 DC 히어로무비가 그렇다. 만화 원작 영화·드라마·게임 등도 전체 콘텐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늘고 있다. 특히 게임은 1990년대 인기를 끈 작품 IP를 다양한 플랫폼으로 새로 개발하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기존 IP 의존도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1997년 설립된 엔씨소프트의 인기 1위 게임은 여전히 1998년에 출시한 PC MMORPG ‘리니지’다. 넥슨 역시 PC·모바일 등으로 다양한 신작을 내놓고 있지만 ‘카트라이더(2004년)’ ‘서든어택(2005년)’ 등 출시 10년 이상 된 게임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콘솔과 휴대용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3월 중 출시 예정인 게임 중 70% 이상이 후속작이나 리마스터 등 기존 IP를 활용한 작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콘솔게임 플랫폼은 IP 자체에 대한 유저 충성도가 높아 후속작 퀄리티에 따라 전작 못지않은 흥행을 유지할 수 있다. 세가의 인기 IP ‘용과 같이’ 시리즈는 넘버링 타이틀 6편을 비롯해 리메이크·리마스터 등 대부분 작품이 호평을 받고 있다.

록스타 게임즈의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2018년 발매된 게임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받으며 흥행하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분야로 확장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경제활동의 기본이다. 게임 역시 영화와 마찬가지로 기존 작품을 첨단 그래픽과 UI, 새로운 이야기를 적용해 신작으로 출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기존 IP를 재활용하는 게임은 새롭기보다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는 것 이외 효과는 적은 편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2’, 넥슨 ‘서든어택 2’ 등은 기존 작품 이름만 가져온 신작으로 후속작이나 리마스터라 할 수 없다. 스토리가 이어지거나 기존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 아니라 전작 작품명과 시스템·캐릭터 등 게임 내 요소를 차기작에 적용해 전작 인기를 업고 가려는 시도가 대부분이다.

기존 IP를 활용하는 게임 대부분은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됐거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 성능 한계를 감안하면 지금까지 공개된 게임 퀄리티도 기존 PC게임에 비해 나은 점을 찾기 어렵다. ‘모바일게임’이란 상대적인 기준보다 ‘게임’이란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더욱 그렇다.

넥슨이 2016년 출시한 ‘서든어택 2’는 안 좋은 의미로 게임업계에 큰 획을 그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넥슨 ‘서든어택 2’가 있다.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서든어택’ 후속작을 표방했지만 나아지지 않은 시스템을 비롯해 많은 버그, 고증 부족 등의 문제점으로 서비스 3개월여 만에 온라인에서 사라진 바 있다.

인기 IP에 의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창작 IP에 대한 실패 부담이다. 0부터 시작해야 하는 새로운 작품에 대한 부담이 기존 IP를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IP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 때 전작보다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안고 가야 한다.

올해 출시가 예정된 다양한 후속작 가운데 ‘전작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징크스를 타파할 수 있는 작품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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