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우측상단)는 "고객 만족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고 밝혔다. <사진=제주항공>

[이뉴스투데이 황이진영 기자]  ‘우리는 고객의 만족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저가항공사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가 내세우는 경영철학이다. 이 대표는 올해 경영목표로 안전운항체계 고도화와 고객 지향적 혁신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제주항공은 이 대표의 경영철학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객실 승무원 채용 방식을 두고 ‘외모 평가’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겠다며 지원자들의 동영상을 요구하거나 승무원 체력 테스트를 폐지하는 등의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2016년 하반기부터 블라인드 채용방식인 ‘제주캐스팅’ 전형을 통해 객실 승무원 정원의 20% 내외를 뽑고 있다.

제주캐스팅 지원자는 일반전형 지원자들과는 달리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지 않는 대신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1차 전형을 대신한다.

지원자들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50~90초 분량의 영상을 제출해야 한다. 1차 전형 통과자들은 바로 2차 면접 기회가 주어진다.

제주항공 인사담당자는 “본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시된 주제를 충실히 따르고 이에 부합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지원자들은 이러한 채용방식을 두고 ‘블라인드로 포장한 외모 평가’라며 꾸준히 지적해 왔다.

국내 항공사 5년 차 승무원인 A(29)씨는 “100% 외모가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아니겠지만 개성을 중시한다는 항공사 말을 그대로 믿는 지원자들은 없을 것”이라며 “짧은 시간 안에 평가를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외모 부분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 전형에 지원한 바 있는 승무원 준비생 오 모(25)씨 또한 “1분 동영상을 위해 악기를 연주하거나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촬영하고 지인들을 섭외하는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봤다”며 “그래도 주위에 결국 합격한 친구들은 외모가 뛰어난 친구였다. 형식은 블라인드 평가라고 하지만 결국 외모로 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공채부터 ‘체력테스트’를 없앤다고 밝혔다.

항공사 측은 “체력평가 탈락으로 다른 분야의 유능한 인재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승무원을 안전요원이 아닌 무조건 예쁘고 날씬하고 용모 단정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굳히는 채용 방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승무원 취업 관련 정보 공유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자 B씨는 “승무원은 서비스직이기 이전에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인데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사람을 뽑는다면 승객을 누가 책임지냐”며 “그렇지 않아도 승무원에 대한 인식이 ‘음료 주는 사람’ ‘예쁜사람’으로 박혀있는데 기본적인 관문을 없애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항공사 객실승무원은 채용 과정이 까다롭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 채용 시 체력검사를 필수적으로 진행한다. 특히 악력·윗몸일으키기·심폐지구력 등을 측정하고 수영 테스트를 통해 자유형·평영·접영 등의 수영법으로 35초 이내 25m 완주 여부를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 역시 체력심사를 통해 악력·배근력·유연성·지구력을 평가하고 수영 테스트 때 자유형 25m 완영을 심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객실승무원은 한정된 공간에서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직무”라며 “학생들이나 지원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방침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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