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광주전남취재본부 송덕만 기자]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축협 농장에서 수백마리의 암소가 경매 절차도 없이 해당조합장 부인이 구입한 의혹과 관련해 노조가 조합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순정축협 노조는 26일 농협중앙회 순창군지부 앞에서 내부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최기환 조합장 즉각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순창과 정읍지역 축산인들이 통합된 순정축협 노조는 26일 농협중앙회 순창군지부 앞에서 전국협동조합 노조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통해 "순정축협 축사에서 키우고 있는 소들이 조합장 부인한테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면서 의혹이 있다"며 "최기환 조합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규모 소 사육장을 운영하는 순정축협에서 절차를 무시한채 그것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며 "조합장 부인이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암소 192마리가 경매 절차도 없이 조합장 부인에게 팔렸다"며 증거를 제시하고 "더구나 2016년에는 등급과 관계없이 마리당 350~400만 원에 일괄 판매됐는데 대부분 임신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임신한 소의 전국 시세는 500만 원을 웃돌았지만, 순정축협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최기환 조합장 부인 최 모 씨에게 팔렸다는 것.

지난 1일 최기환 조합장은 <MBN>과 인터뷰에서 "저는 소를 파는 것에 결재는 했지만, 관여한 건 없다"며 "직원들이 알아서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인이 소를 사들인 내용은 인정했다.

순정축협 최영식 노조위원장은 "막대한 시세 차익을 보려고 이런 비도덕적인 행위를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경찰이 현재 조합장을 비롯한 여러 비리를 수사하고 있다. 조만간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 노조위원장은 "이번 비리는 조합장 선거와 무관한 현 조합장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며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재산인 만큼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협동조합 노조원들이 최기환 순정축협 조합장 사퇴를 요구하는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 노조위원장은 "순정축협 최기환 조합장이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 파쇄 차를 불러 지난 수년간 작성된 서류를 파쇄하면서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서류를 파쇄하는 행위는 증거를 없애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기환 조합장은 26일 본보와 통화에서 "지난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모두 '중 소'를 팔았는데 '큰 소'를 판 것으로 알려져 억울하다"며 "노조가 주장한 등급과 관계없이 일괄 팔았다는 제보들은 축협 이사들이 수사 의뢰를 해놨다. 결과가 나오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축협 본점에서 자신의 차에 서류를 옮겨 싣고 파쇄하는 곳에 전달한 서류증거 인멸 의혹과 관련해 최 조합장은 "서류가 많아 다른 차들과 함께 싣고 파쇄하는 곳에 다녀온 것은 사실이다"고 밝혀 여러 오해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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