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연료전지 개발을 접고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LG그룹은 지난 6년간 LG화학이 진행해온 연료전지 개발을 접고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그룹 관계자는 최근 "합작사인 영국 롤스로이스와 LG퓨얼셀시스템즈 청산에 합의하고 자산 처분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퓨얼셀시스템즈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미국 오하이오주 캔터키시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소도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지난 2012년 6월 영국 자동차업체 롤스로이스로부터 이 회사 지분 51%를 4500만달러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당시 인수에는 LG전자, LG화학, (주)LG 3사가 각각 34%,  23%, 16%의 지분율로 참여했다. 

SOFC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서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로 LG그룹이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으면서 그룹차원의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퓨얼셀시스템즈에는 인수 후 추가로 2500억여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됐지만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결국 사업을 접기로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이같은 결정은 앞으로 성장 전망이 큰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배터리 매출 목표를 10조원으로 잡고 50%를 전기차 배터리로 달성할 계획이다. 또 2020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실적을 두 배로 늘려 10조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료전지사업과는 달리 리튬이온 배터리는 실제 고기능성 플라스틱(ABS)과 함께 LG화학을 두 바퀴로 이끌어온 주력사업으로 꼽힌다.

2020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35%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이 내년 ‘3세대 전기차’ 출시에 본격 나서는 만큼 유럽 전기차 배터리시장 공략이 기대된다는 것.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를 전해질로 사용하는 전지이기 때문에 용량이 커질수록 안정성이 문제가 된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전자담배(e-cigarette)용 배터리에서도 수차례 폭발 사고가 일어나 소송이 진행 중에 있으며, 전기차업계에서도 보다 안정성을 갖춘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또 수익이 나는 사업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다음 정리 대상은 생명과학사업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을 생명과학사업부로 포함시켰다. 이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뒤처질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LG생명과학은 흡수합병되기 직전해인 2016년 매출 5323억원과 영업이익 47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2%, 87.3% 증가한 호실적을 낸 회사지만, 생명과학사업부로 포함되면서 실적 성장세가 주춤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말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 매출액은 5751억원으로 전년보다 4.3% 늘었고 영업이익은 495억원으로 전년대비 7.5% 감소했다. 

당시 LG생명과학 흡수는 R&D 투자 확대를 위해서였다. 지난해 LG화학 생명과학사업 R&D비용은 1238억원으로 전년보다 28.4% 늘었다. 2년 전에 비해 35.7%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매출 대비 R&D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로 국내 제약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랐지만 의약업계에서는 당뇨신약 제미글로 관련 상품 이외 제품에서는 당분간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LG화학은 임상시험 착수 7년만인 지난해 7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의 국내 발매를 시작했다. 또 임상 단계에 진입한 제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생명과학 시절에는 어려웠을 연구개발이 이제 막 가시화되면서 LG가 해당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지만 LG화학만 놓고 보면 전체 매출의 2%에 불과해 수뇌부는 이 부분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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