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자동차는 이야기를 풍부하게 더해주는 소품이다. 영화 속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당시 시대, 특징, 캐릭터의 성격 등을 우회적으로 볼 수 있는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쳐지나간 궁금한 차량을 알게 됐을 때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뉴스투데이의 김대훈 기자는 매주 영화 속 자동차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영화 ‘극한직업’에 등장한 다마스 <사진=극한직업 예고편 캡처>

[이뉴스투데이 김대훈 기자] 개봉 한 달 만에 1500만명 관객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은 잠복 수사를 위해 위장 창업한 통닭집이 대박 나며 벌어지는 마약반 형사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미디 장르에 맞게 짜임새 있는 대사와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가 더해져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영화쏙카’는 대한민국 영화사를 다시 쓰고 있는 ‘극한직업’을 살펴봤다.

영화 ‘극한직업’은 배경이 된 통닭집에서 사용한 자동차 ‘다마스’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극한직업’은 코미디 장르지만 화려한 추격 장면과 격투 장면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화려한 자동차 추격 장면은 없다.

오히려 마약반 형사들이 ‘다마스’를 타고 범인 검거를 위해 출동하는 모습을 보면 실소와 함께 아련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 헐리웃 영화처럼 고성능 차량이 등장해 범인을 잡는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다마스는 1991년 한국지엠(당시 대우자동차)에서 만든 경승합차(다마스·라보)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 판매 중인 모델이다. 2인승과 5인승 모델로 나뉘어 있으며 영화 속 등장한 차량은 2열까지 시트가 장착된 5인승 차량이다.

영화 ‘극한직업’에서 마약팀은 항상 고전을 면치 못하며 경찰 조직에서도 다소 부족한 팀으로 꼽힌다. 이 부분이 마약팀과 ‘다마스’가 가장 닮은 부분이다. 아무나 운전할 수 없는 수동기어, 힘을 줘야 조향이 가능한 순정 스티어링 휠, 타코미터를 제거한 계기판 등 운전에 큰 지장이 없다면 모조리 제거한 뒤 오로지 ‘싣고 달린다’는 기본 목적에만 충실하다.

다마스는 한국나이로 29살이다. 국내에서 단일 이름으로 생산된 차량 중 쏘나타나 그랜저처럼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으나 경승합차라는 이유로 그 명맥이 끊어질 뻔 했다. 2014년 이후 제작되는 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자가 진단 장치와 ABS·TPMS 의무 장착을 의무화 하자 연구 개발비를 이유로 한국지엠은 단종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한국지엠의 다마스와 라보에 대해 강화된 일부 자동차 안전기준과 환경기준을 일정기간 유예하며 단종을 피하게 했다. 하지만 다마스와 라보 유예 기간이 추가 연장되며 오는 2021년 말 이후는 실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 십년 동안 한국지엠 경승합차 다마스는 서민의 발이 되어주며 큰 사랑을 받았으며 때로는 슬픔과 웃음을 공유할 수 있는 차량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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