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시중은행들이 연초부터 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ESG) 관련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지속가능채권은 환경개선 및 사회적 프로젝트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은행 입장에선 사회공헌도 하고 조달비용도 아낄 수 있어 발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에서 지속가능채권을 처음 발행한 곳은 수출입은행이다. 2013년 발행한 그린본드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계 금융기관으로서 첫 도전이었다.

이후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 중심으로 발행되다 지난해부터는 시중은행 참여가 본격적으로 늘었다.

지속가능채권은 다른 자본조달에 비교해 많은 사전·사후 작업이 필요하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인정한 ESG 개념에 채권 발행 목적이 적합한지 외부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발행 후에는 조달한 자금 사용처와 이에 따른 경영지표 개선 추세도 사후 보고해야 해 비용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지속가능채권 발행 확대는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명분과 해외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는 ESG 채권 시장에서의 실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8일 2000억원 규모 '지속가능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처음이다. 이버에 발행한 원화 지속가능채권은 만기가 5년이고 연 2.04% 고정금리다. 우리은행은 이 채권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재생에너지 관련 대출이나 투자, 중금리 대출, 10인 이하 중소기업지원대출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네덜란드의 컨설팅 업체로부터 검증보고서를 취득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국내외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행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우리은행의 적극적 관심과 노력을 반영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30일 4억5000달러 규모 10년 만기 후순위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발행은 지난 2001년 통합 KB국민은행 출범 이후 최초의 외화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국내에서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한 최초의 외화 후순위채권이다.

발행금리는 미국국채 10년물 금리에 187.5bps를 가산한 수준(쿠폰금리 4.5%)이며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을 위한 새로운 조달원 확보 및 사회적책임투자자(SRI)를 포함한 투자자 다변화에 성공했다”며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지난해 9월 제정한 지속가능 금융 관리체계에 해당하는 친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운용하고 관련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역시 최근 6억 달러 규모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찍어냈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거쳐 주문을 마감한 결과 110여개 기관에서 22억달러 규모 주문이 몰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이 높아졌고 정부도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조하고 있어 금융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해외 시장이 커지고 투자 수요가 늘면서 외화 자금 조달 시 비용도 아끼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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