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실생활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최근 2~3년 급등락을 경험한 암호화폐가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 페이먼트 서비스 연동, 오프라인 가맹처를 확대하는 등 ‘암호화폐의 현금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아직 투기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해 현금화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업 모파스와 바이낸스 등은 암호화폐를 신용카드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파스는 최근 홍콩 핀테크 회사 엔젤카드와 제휴를 맺고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마스터카드를 출시했다.

모파스 카드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전환해 마스터카드 결제 매장이면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해외 송금 이체 수수료가 없고 알트 코인들과도 연동 가능해 결제 확장성을 넓혔다.

바이낸스는 또 이스라엘 핀테크 솔루션 업체 심플렉스와 협업해 신속하고 안전한 비자와 마스터카드 거래를 지원한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말 우간다 법정통화인 실링과 직접 연동되는 거래소 ‘바이낸스 우간다’를 연데 이어 올해 초에는 영국령 저지섬에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를 지원하는 ‘바이낸스 저지’를 개설했다.

신용카드 외에 페이먼트 시스템에 암호화폐를 도입하는 것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인 위즈블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암호화폐 페이먼트 시스템인 위즈블 페이를 공개했다. 위즈블 페이는 거래소 시세정보를 실시간으로 적용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결제 시스템이다.

글로스퍼·하이콘의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하이콘페이’는 최근 경기도 가평 오버더마운틴호텔을 첫 사용처로 소개했다. 하이콘페이로 결제하는 이용자에게 오버더마운틴호텔 할인(25%)을 제공하고 남이섬·쁘띠프랑스 등 가평 주요 관광지 내 사용처 확산을 협의하고 있다.

일본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은 다음달 18일 출시를 앞둔 라쿠텐 페이에 암호화폐 결제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라쿠텐이 12일 발표한 2018년 실적자료에 따르면 라쿠텐 페이에 대해 모든 결제방식을 지원한다고 전해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결제도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즈블페이. <사진=여용준 기자>

블루펜은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해외송금 및 지급결제 플랫폼을 개발해 필리핀과 중국·홍콩·베트남·호주 등에 서비스하고 있다. 블루펫은 재사용률이 90%에 이른다고 전했다.

패션이나 유통·헬스케어·바이오 등 오프라인시장과 연계하고 있는 암호화폐는 가맹점 확보가 필수적이다. 블록체인 기반 뷰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큐포라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더라인성형외과와 협약을 맺고 모든 시술 결제에 암호화폐를 적용하도록 했다.

또 올해 초에는 맛집 앱인 시럽테이블과 협약을 맺고 큐포라 토큰인 ‘큐로즈’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마이23헬스케어는 지난해 병원 전문 컨설팅업체인 닥터허브와 협약을 맺고 헬스케어 코인인 ‘알파콘(ALP)’ 사용처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병원 대상으로 제공되는 CRM 프로그램에서의 알파콘 사용을 확대하고 베트남 메디컬센터에서 고객이 알파콘으로 마이23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했다.

테라는 티켓몬스터 내 암호화폐 기반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테라는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들쑥날쑥한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 안정성이 유지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통화량은 블록체인 기반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

<사진=픽사베이>

암호화폐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중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암호화폐가 현금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미콘캐시’를 발행한 미콘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에 미콘캐시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미콘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현재까지 약 110명이 암호화폐로 결제했다”며 “매장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증가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1~2개월 정도 추이를 지켜본 후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캐나다가 지난해 7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국민 가운데 58%는 투자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반면 결제 목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은 6%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 우려가 커진 탓에 이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해 9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상거래상에서 비트코인이 사용된 경우는 2017년 9월 4억11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초에는 2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 급하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가 현금처럼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내에서 정부가 가상화폐 공개(ICO)를 금지한 것도 투기 목적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암호화폐의 현금화가 대중들에게 인식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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