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험 의무가입법 6월 시행…손보사 상품개발 ‘관망’
상태바
사이버보험 의무가입법 6월 시행…손보사 상품개발 ‘관망’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에 이어 정보통신망법 6월 의무화 시행 예고
빗썸(3만6000건), 여기어때(97만건), 인터파크(2500만건), KT(1170만건) 등 개인정보유출 피해사례 속출
업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사이버보험 전문가 전무” “성장 가능성 높지만 수익성 부분은 ‘글쎄’”
  • 윤현종 기자
  • 승인 2019.02.18 1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년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해 3만6000여명 회원이 피해를 입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올해 6월부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이버보험에 의무가입하게 된다. 이에 근거해 18일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공개하면서 의무보험 가입자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사이버보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손해보험업계는 관망의 자세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개인정보보호 손해배상책임 등 가입 범위 및 기준’에 따르면 개인정보가 저장·관리되고 있는 이용자 수가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1000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개인정보보호 손해배상책임보험(공제)을 가입해야 한다. 여기에 여력이 되지 않는 기업은 준비금 등 예비비를 의무로 적립해 놓아야 한다. 단 1000명 미만이거나 매출액 10억 미만인 사업자는 의무 가입이 면제된다.

여기에 보험(공제) 최저가입금액(또는 준비금 최저적립금액)은 사업자가 저장·관리하는 ‘이용자 수’ 및 ‘매출액’ 규모에 따라 차등 설정해 최소 0.5억원에서 최대 10억원으로 정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최저가입금액을 차등 설정한 것이다.

정부가 밝힌 피규제자 규모는 약 18만3300개사로 이중 의무 가입 대상인 개인정보 보유수 1000명 이상은 19.5%로 추정했다. 이들 중 이미 의무보험으로 규제화한 신용정보법상 개인정보보호배상책임보험 보험가입률을 참고한 10% 추정치로 계산해 1만8330개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손해보험협회에서 밝힌 신용정보법 해당 보험 가입 건수가 약 400건인 것과 비교하면 약 45배에 달하는 잠재적 가입 수치다. 여기에 보험사 및 업계 의견을 수렴한 보험료율인 1.25%를 적용하면 연간 보험료는 62만원부터 최대 1250만원까지 늘어난다.

개인정보보호 손해배상책임보험 등 최저가입금액 기준<캡쳐=방송통신위원회 자료>

온라인에 가입한 제3자(가입자)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개별 기업들 인식 제고 취지로 마련된 이번 시행령은 사이버보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입법 예고 이후에 구체적인 내용 등이 최종 확정되면 그때 상품 조정 과정 등을 거쳐 움직이겠다는 등 업계 눈치 보기식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A 보험사 관계자는 “신용정보법 외 의무가입으로 인해 이미 사이버보험에 대한 것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보험’ 형태로 개발돼 있어 새롭게 상품을 만들 상황은 아니다”며 “시행령이 공포돼 보험 가입자 추이 등 시장성이 검증되면 그때 적극적으로 움직여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보험은 국내 보험사가 상품을 가지고 있지만, 홈페이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은 상태다. 기업 담당자가 보험사에 문의하면 기업 전문 상담사가 연락을 취해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으로 가입 대상자만 기존 의무가입자 규모의 45배 이상인 1만8000여개 기업이 대상임에도 보험업계는 수익성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타 의무배상책임보험에 비해최소금액 규모도 적을뿐더러 보험료 자체도 높지 않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사이버사고 관련 배상책임보험 비교. 최저보험가입금액이 20억원인데 비해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최저 10억원으로 기준치가 낮아 손해보험사는 수익률 부분에서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캡쳐=방송통신위원회 자료>

수익성 부분에 대해 B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이 주 수익원인데 사이버보험이 아무리 의무보험이 됐다 해도 이 시장이 당장에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며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시장이긴 하나 의무보험시장 대비 큰 사이즈(매출액)도 아니고 운용 대비 순수익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어 참조요율이 확정되면 그때 상품 개발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보험업계가 관망 자세로 나서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보험업계 내 사이버보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개발원과 인터넷진흥원(KISA), 그리고 대학교 교수진이 참여해 요율 산출을 하면서도 전문가가 부족해 곤혹을 치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이버보험 전문가가 부족해 요율 산출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업 내 상품 개발자들도 당장에 수익성 등을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일반보험에 비해 성장할 가능성은 모두 높게는 보지만 언제 커질지는 확실하게 모르는 것도 현실”이라면서 “성장이 둔화한 현 상황에서 당장에 기업이 먹거리를 찾았다고 해도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이번 법령 핵심은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어떤 장치를 해두라는 것이 목적”이라며 “당장은 기업에 부담은 가겠지만 이번처럼 예외를 많이 두는 경우도 없어 입법 예고가 진행되는 동안 규제 기준안을 놓고 외부 의견이 많이 모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한편, 이번 입법 예고는 40일간 진행되며 이후 규제 심사위원회 및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공포된다. 정부는 당장은 계도기간과 홍보 기간을 고려해 행정처분이나 과태료를 염려하지 않을 정도로 준비해 나갈 계획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