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탈레이트 분해활성이 우수한 미생물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임산부를 위협해온 환경호르몬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생활 곳곳에 노출된 위험물질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신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일회용 용기·비닐봉지에는 환경호르몬이 포함돼 있다. 환경호르몬이란 체내에 흡수되면 진짜 호르몬의 활동을 방해한다. 대표적인 피해사례로 환경호르몬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함으로써 남성이 여성화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최근 환경호르몬 물질인 ‘프탈레이트’를 제거할 수 있는 신종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독성 수질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새로운 생물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관련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프탈레이트란 주로 플라스틱 제품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되는 가소제다. 주로 튜브와 보트·수영조끼 등 물놀이용품에도 쓰이고 있으며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 주머니, 헌혈을 할 때 이용되는 혈액 주머니 등에도 첨가된다.

하지만 이 물질은 지방세포에 녹아 몸 안에 쌓이며 정액 생산과 생식 및 출산에 유해한 영향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임산부에게 매우 위험하다.

유엔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도 프탈레이트를 발암성 등급 3군(Group 3)으로 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는 발암성 등급 B2군(Group B2)으로 분류해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환경부 역시 이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유독물로 지정해 수입신고·영업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 관련 업계와 '프탈레이트 사용제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디(2-에틸헥실) 프탈레이트를 비롯한 3종의 프탈레이트를 0.1% 초과하여 함유한 혼합물질을 완구용품, 수액백 및 혈액백 사용을 금지해왔다.

프탈레이트를 분해하는 신종 미생물은 지난해 3월 낙동강 경북 김천시 농공단지 인근 하천에서 발견됐다.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가칭)이라고 명명된 이 미생물은 원핵생물로 일반적으로 세균 또는 박테리아에 속한다.

연구진이 1년간 이 신종 미생물의 프탈레이트 분해 능력을 실험한 결과, 다이부틸프탈레이트 등 다양한 종류의 프탈레이트를 분해할 뿐만 아니라 10ppm에서 4000ppm에 이르는 폭넓은 농도 조건에서도 분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 프탈레이트 분해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로도코커스 미생물은 1000ppm의 프탈레이트를 10일 동안 50% 가량 분해한다.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는 약 5일 만에 오염된 프탈레이트를 모두 분해했다.

연구진은 관련 실험 내용을 지난해 12월 특허로 출원했다. 또 노보스핑고비움 플루비가 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을 제거할 수 있는 환경정화 기술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상용화가 되면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폐수에 대한 획기적인 환경정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민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은 “환경호르몬 등 독성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담수생물자원을 발굴한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오염된 하천 및 지하수 환경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유용담수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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