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현대관광개발로 상호를 바꾸고 신규 도색을 마친 운송회사 전세버스. <사진 출처=현대관광개발>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도색에 상호등록까지 한 달 전 이미 마친 상황이었다. 전세버스 운전기사 사전 교육은 물론이고 이르면 3월부터는 일반관광객들 대상으로 신청까지 받을 준비하고 있었다.”

트럼프-김정은 회담 일정이 이달 27~28일로 공식화된 가운데 현대아산 과거 협력업체들은 벌써부터 들뜬 분위기다.

현대아산 측은 “아직은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유엔(UN) 안보리 대북 제재 완화’가 불투명한 시점에서 정부가 메시지 관리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느냐는 비판 목소리도 들린다.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앞서 실무회담에 나선 비건 대북협상 대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에 북측과의 회담 결과보고를 마치고 이날 오전 9시 미국으로 떠났다.

트럼프 정부는 평양에서 열린 이번 실무 회담에 대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북미 정상회담만으로 ‘비핵화 완료 시점’까지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를 깰 수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 주민에게 밝은 미래를 제공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 중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이런 관점에서 FFVD를 이룰 때까지 유엔의 제재를 이행하고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임원진을 태운 대화관광 버스가 지난 8일 서울 율곡로 현대사옥을 떠나 금강산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금상산기업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현대아산 과거 협력업체들은 오는 트럼프-김정은 회담에서 이른바 상응조치로 금강산 관광 제재가 풀릴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이라도 사업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산기업협회는 지난 2009년 7월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관이 중단되기까지 현대아산과 협력 관계를 맺어온 회사들로 구성된 단체다. 회원사는 관광·육상교통·식품에 이르는 49개 기업이다.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곳은 운송업체들이다. 이 단체의 회장사인 현대관광개발은 과거에도 현대아산과 금강산 관광 운송 협약을 맺어온 업체로 한 달 전 상호를 현대관광개발로 변경했다.

신양수 현대관광개발 대표는 “금강산 관광이 풀리면 버스를 투입하기 위해 도색 등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며 “사업 중단으로 10여 년간의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중단된 개성공단으로의 인력 운송을 주로 담당해온 대화관광도 내심 들뜬 분위기다. 이 회사 관계자는 “UN안보리 제재가 풀리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면서도 “재개가 된다면 운송은 이쪽이 담당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월 현대관광개발로 상호를 바꾸고 신규 도색을 마친 운송회사 전세버스. <사진 출처=현대관광개발>

지난 8~9일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등이 임직원 22명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방북했을 당시 대화관광 차량을 이용해 이동했다. 또 현대관광개발은 포털에서 금강산관광은 물론 대북관광까지 가능한 것처럼 회사를 소개했다.

반면에 현대아산 측은 이와 관련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현대그룹 한 관계자는 “10여년 동안 금강산 시설이 사람없이 방치되다 보니 폐가가 되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내부 도배는 물론 엘리베이터 등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중유 등 대규모 물자 이동이 불가피한 만큼 유엔 안보리 제재 해제 없이는 금강산 관광재개가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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