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국정연설에서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확정하면서 공동선언문에 담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차 북미정상회담과는 달리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 방안과 미국의 상응 조치 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당국에 따르면, 오는 27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평양에서 이틀째 실무 협상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펼치고 있다.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공식화와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 등과 함께 미국의 상응조치를 합의문에 담기 위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하는 김정은(왼쪽 세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신 교환을 통한 톱다운 방식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전격 확정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월 말 북미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좋은 이정표를 갖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수위, 평화체제 방안 등이 거론된다.

첫 만남이 역사적이었다면, 2차 정상회담은 성과를 위한 실무형 만남이 될 가능성이 높아 회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설 연휴 기간 서울에 머물던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6일 오산 미군 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오전 10시경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해 간단한 영접 의전을 받은 뒤 평양 시내로 이동해 실무 협상에 돌입했다.

비건 대표는 북측 실무 협상팀을 이끄는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와 함께 최종 합의문 조율을 위해 담판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북한의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평양 연락 사무소 설치 문제 등을 놓고 앞으로 며칠 더 협상을 집중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종전선언을 포함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제 부문에 대한 추가 제재 완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비핵화’아 관련된 합의문이 도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양측은 이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 스웨덴 접촉 등을 통해 회담 의제를 조율해본 상태다.

물론 폼페이오 장관의 낙관론은 북한 측을 향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의 성격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에선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발표 이후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고 우방들은 공격하는 등 거꾸로…(중략)”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물론 나는 만나기를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리얼리티 쇼가 아니다. 하룻밤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고 답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외교위원회 소속인 애덤 킨징어 공화당 하원의원은 CNN에 출연, “우리는 채찍을 가질 때 협상이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김정은을 칭찬하는 것을 관둬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기대에 못 미친 성과와도 직결된다.

두 정상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과 6·25전쟁 전사자 유해송환이 담긴 4개 항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정말 환상적인 회담이었다. 많은 진전이 있었다. 정말 매우 긍정적이다. 누구의 예상도 뛰어넘는…(중략)”이라고 밝혔고, 김정은 위원장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회담 직전까지 거론됐던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가 제외되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북한은 이후 전사자 유해 55구를 송환했지만 1회성 행사에 그쳤고, 미국은 대북제재를 유지하며 비핵화를 압박하면서 순식간에 녹을 듯 했던 북미관계는 예상을 깨고 제재 해제와 비핵화 약속 이행을 놓고 대립과 신경전으로 비화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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