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견조한 실적을 내던 정유업계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도 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 조정과 황함량 규제로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지난해 매출이 22.8% 증가한 반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1.2% 감소했다.

국제유가 변동에 여파가 컸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4분기 전고점 대비 28% 내려가며 2015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매출액이 25조4633억원으로 전년보다 21.9%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806억원, 당기순이익은 334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50.4%, 73.2% 줄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29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수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정유부문 부진이 심화해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 54조5109억원, 영업이익 2조1202억원을 냈지만 4분기만 떼놓고 보면 영업손실 2789억원을 냈다.

지난해 말 유가가 급락하며 석유사업이 악재를 맞이한 탓이다. 4분기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5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5% 감소했다.

GS칼텍스 역시 4분기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342억원으로 전년보다 38.3%, 당기순이익은 7036억원으로 51.1% 줄었다. 반면 매출은 36조3630억원으로 19.9% 늘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4분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미국 셰일가스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한 국제유가 급락이 타격이 컸다”며 “여기에 정제마진 약세까지 겹치며 석유사업 적자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영업손실 2670억원, 당기순손실 1487억원을 내며 적자전환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40% 이상 감소했다. 국제유가 급락이 본격화된 4분기에는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을 했다.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액 21조5036억원, 영업이익 66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1.9% 감소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1753억원 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정유 4사는 총 1조1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갑작스런 유가 하락에 발목을 잡혀 누적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 지난해 초 전망과 달리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유가 급락 이유에 대해 복합적인 원인이 겹쳤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원유수출국 ‘톱3’ 생상량 확대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유가하락 부추기는 트럼프 △미국의 이란 원유 제재 기조 속 한국 등 8개국 일시 이란 원유 수출 허용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지난해 같은 어닝쇼크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정유업계 전문가는 “올해도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세계 경기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면서도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효과와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생산량 조정 등으로 봄철을 지나서는 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국제해사기구(IMO) 황함량 규제 등으로 하반기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는 셰일가스 생산량 조정과 황함량 규제 등으로 정유 분야에서 작년과 같은 어닝쇼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배터리·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회사 수익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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