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소식에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갑작스런 빅2체제 전환 가능성에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31일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조선 지주사를 공동 설립해 대우조선을 인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권 시장부터 먼저 출렁였다.

장초반인 오전 9시부터 대우조선 주가가 전날보다 16.62% 급등한 4만2100원을 기록하면서 한국거래소가 양사에 진위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두 회사의 답변 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현대중공업이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지분 55.7%에 대한 인수 제안서 제출 여부가 핵심이다.

지주사 설립 방식의 인수가 사실일 경우 현대중공업은 별도의 현금 지출 없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수 있다. 산업은행 역시 공적자금을 회수하지는 못하지만 현대중공업을 영향력 아래 둔다.

또 현대중공업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배경으로 수주전 및 자금 조달 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어느정도 정상화된 만큼 산업적으로도 2사 체제로 전환해 작고 강한 조선업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빅2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인적 청산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차분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두 회사 모두 자구책 이행 중인 회사"라면서 "산은이 경영권을 장악하면 구조조정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신중론이 우세하다. 구체적 내용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미래를 성급하게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인수가격이 충분히 싸거나 인수조건이 양호할 경우 호재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주가 향방을 논하는 것은 무리"라며 "아직 정확히 누가 어떤 구조로 대우조선을 인수하는지 조차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