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사능과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사실과 과학 시민 네트워크창립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미세먼지에 노출된 한국인이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현장에 투입된 방사능 피폭자보다 폐암으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방사능과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사실과 과학 시민 네트워크(사과넷) 창립 토론회’에서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정용훈 교수는 “미세먼지 때문에 각종 질병으로 조기사망 하는 사람들은 1년에 약 1만2000명으로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보다 몇 배나 많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초미세먼지가 정부 목표치에 비해 현재 10㎍/㎥ 높은 수준”이라며 “초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사망률이 0.7% 높아지고, 특히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1%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교수는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연평균 초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방사선 140mSv에 피폭될 때와 같다”면서 “이는 후쿠시마 사고 직후 방사능 유출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가 19개월간 피폭한 양보다 12배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사는 것 자체로 후쿠시마사고 초기 작업자로 투입된 상위피폭자 0.7%보다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결국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서 탄소배출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원전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면서 “원전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면 미세먼지 배출원인 석탄과 가스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는 원전과 방사능의 위험성이 국민들에게 과대포장 돼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숙 박사는 “우리나라 위험 항목 순위 30개 중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 가장 격차가 큰 것은 원자력 발전이다”면서 “여성과 대학생들이 원전을 가장 위험한 대상으로 뽑았지만 전문가들은 원전을 20위로 뽑았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방사능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존재하며 자연발생 수준의 방사선은 해롭지 않다”면서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방사선 피폭으로 사망한 사람은 없으며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방사능 수치는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방사능 피폭선량을 1밀리시버트(mSv)로 권고하고 있다. 이 박사에 따르면 후쿠시마 사고 당시 지역 주민 3만8469명 중 1mSv 이상 내부피폭 된 사람은 26명이고 방사능 자체에 의해 사망에 이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특히 이 박사는 방사능 피폭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내셔널아카데미에 따르면 방사능 100mSv 이하 노출량에서는 사람의 암 위험률을 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 일본방사선영향연구소가 일본 원전폭발 생존자의 장기간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암 이외 백내장, 갑상선 양성병변, 심장질환 등은 최소 1000mSv 이상의 환경에서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일본 원전 사고로 방사능에 노출된 생선을 먹으면 위험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생선 100~200g짜리 생선 한 마리를 일주일에 한번씩 1년 동안 먹으면 방사능 0.0676mSv에 노출되는데 이는 하루에 바나나 두 개씩 1년간 먹는 것과 같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생명을 단축하는 환경을 비교해보면 담배 하루 한갑에 6년, 과체중은 2년, 술은 1년 단축되는데 비해 방사능 관련 직업에 종사하며 1년에 1mSv에 유출될 경우 15일 단축된다”면서 “사실상 일상에서 방사능보다 훨씬 더 위험한 요소가 많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과넷은 정부 탈원전 정책에 반대해 지난해 8월 시민 주도로 설립된 민간 단체로 현재 5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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