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올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왼쪽)과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M14공장.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반도체 부문 슈퍼 호황기를 누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모두 실적 하락으로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4일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9381억원, 영업이익 4조4301억원, 순이익 3조39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0% 증가했으나 전분기 보다는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 전분기 대비 32% 줄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으나 전분기 대비 32%가 줄었다.

지난해 메모리시장은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모바일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갔다.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 둔화와 함께 극심한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되면서 메모리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보다 2%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1% 떨어졌다.
상황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2018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인 13조원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분기(65조4600억원) 보다는 9.87%, 전년 동기(65조9800억원) 보다는 10.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7조5700억원) 보다 38.53%, 전년 동기(15조1500억원) 보다 28.71% 감소했다.

실적하락 원인에 대해 업계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불황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구글·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이 메모리 재고를 대량 확보하면서 전략적 판단으로 주문량을 조절한 영향이 크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메모리 고객사 주문이 급감하면서 공급 증가와 재고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당분간 서버용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부터는 16Gb 기반 제품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로 대용량 D램 모듈 수요가 늘어나며 고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낸드플래시는 낮아진 가격에 따른 대용량 제품 판매증가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시장 모두 대용량 제품 채택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 부진은 반도체 사업 침체와 일회성 비용 증가 때문”이라며 “1분기 IM부문을 제외한 전사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보다 실적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8조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38조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44조원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이 하락한 삼성전자가 점유율 회복을 위해 출하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비메모리 부문에 역량을 재고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하는 7나노 하이엔드 칩셋을 제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만 EUV 파운드리를 제공할 수 있어 점유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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