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세계 최대 첨단기술쇼로 각광 받는 CES기간이었다. 라스베이거스 대로에서 반짝이는 불빛 사이를 파란색 아이오닉 한 대가 가로질러 지나갔다. 현대자동차가 그렇게 야간 도심 자율주행에 성공하는 순간, 자율주행은 ‘CES 2017’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자율주행은 연일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미래 기술의 대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9년, 다시 찾은 CES가 우리에게 던진 화두는 ‘자율주행, 그 이후’였다. 보쉬·콘티넨탈·ZF 등 여러 업체가 내놓은 자율주행 기술은 제한된 구간에서의 자율주행인 이른바 ‘Level2플러스(+)’ 상용화 모델을 제시했다. 2018년 CES에서도 콘셉트카 또는 시험 단계였던 자율주행 기술이 이제 비즈니스 모델까지 발전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은 더 이상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시장은 이제 자율주행 이후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이런 고민의 결과로 자동차는 이제 이동수단을 넘어 머무르고 즐기는 공간으로서 진화하고 있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CES 개막 전날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차 내부는 단순히 차 안이 아니라 회의실·극장·쇼핑몰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CES 참가업체들은 저마다 자율주행차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이야기했다.

운전자의 감정을 읽어서 조명·음악 등을 조절해 최적 공간을 구성하는 기아차의 R.E.A.D., 마치 4D 영화관처럼 차량 움직임이 반영된 엔터테인먼트 영상을 보여준 아우디의 이머시브 인카 엔터테인먼트(Immersive In-Car Entertainment), 차 내부에서 업무·운동·학습, 그리고 쇼핑까지 가능하게 하는 현대차의 코쿤 체험물은 모두 ‘자동차’였지만 자동차에 ‘핸들’은 필요하지 않았고 ‘공간’ 그 자체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07년, 가히 ‘혁명’이라 불리우며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타난 지 10여년이 지났다. 지금 스마트폰은 ‘전화기’라는 원래의 기능을 넘어 내비게이션·게임기·카메라 등 많은 기능을 흡수하고 동영상·음원 등 많은 시장을 만들어 냈고 또 생겨나게 할 것이라는 데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CES 2019’에서 만난 미래자동차에서 스마트폰이 탄생한 2007년이 떠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탈 것’이라는 원래 기능을 넘어 사람이 머무는 공간 혹은 그 이상으로 진화해 갈 가능성과 이에 따른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는 아마도 스마트폰보다 더욱 더 강력한 파급력을 가질 것임에 분명하다.

중국 바이톤이 CES 2019에서 선보인 전기자동차 M-BYTE.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무엇일까. 결국은 ‘융합과 협업을 통한 혁신’이다. 5G·센서기술·딥러닝 등 자율주행 그 자체를 위한 기술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이후의 ‘서비스’시장을 준비해야 한다. 자동차와 전자·소프트웨어(SW) 등 이종산업 간 활발한 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동차를 아는 기업과 서비스를 아는 기업이 만들어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내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경계는 이미 무너졌다. 대표적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에 미래 자동차를 소개하는 이 현상이 어쩌면 가장 확실한 입증일지도 모르겠다.

2017년 CES에서는 꽤나 먼 미래처럼 느껴졌던 2020년이 이제는 한해 앞으로 다가온 지금, 모빌리티 이후의 자동차 역시 매우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10여 년 전 스마트폰이 우리 성장 동력이 됐듯이 지금이 제 2의 스마트폰과 같은 성장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20년 그리고 그 이후의 CES에서는 우리의 전자와 자동차, 그리고 다양한 분야 융합기술이 더욱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대차를 비롯한 여러 기업과 전문가들은 2020년경을 자율주행차(Level 3) 상용화 시점으로 내다봤다. 물론 사고시 책임소재 문제 등으로 아직은 사람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야 하고 그래서 Level 2+라고 불리기도 한다.

2017년 CES에서는 꽤나 먼 미래처럼 느껴졌던 2020년이 이제는 한해 앞으로 다가온 지금, 모빌리티 이후의 자동차 역시 매우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10여 년 전 스마트폰이 우리 성장 동력이 됐듯이 지금이 제 2의 스마트폰과 같은 성장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20년 그리고 그 이후의 CES에서는 우리의 전자와 자동차, 그리고 다양한 분야 융합기술이 더욱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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