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충전소에서 한 외국인이 수소를 주입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효성그룹이 최대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10여년 전 효성중공업이 개발한 충전시스템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정책을 내놓으면서 효성중공업의 수소충전시스템에 투자자 이목이 집중됐다. 정부가 계획을 발표한 이튿날 효성중공업 주가는 5.08%(2300원) 올랐고 전일 장중에도 4만9400원의 고가를 찍었다.

수소경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핵심 인프라 기술인 충전시스템이 수혜를 받게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국내 수소충전소 관련 기업으로는 효성중공업·이엠코리아·제이엔케이히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효성은 50년간 회전기·압축기 등 중공업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가스를 700바(bar)급 이상 특고압으로 압축·충전하는 기술을 성공시켰다. 이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국내에서 효성이 유일하다.

또 지금까지 전국에 있는 15개 수소차충전소 가운데 절반인 7곳을 제작했으며 2000년부터는 CNG충전기를 납품한 경험도 있다. 정부의 보급 정책에 보폭을 맞출 가장 유력한 업체로 떠오른 이유다.

서울 양재동 소재 현대자동차 충전소에는 수소전기차 전용 700바급 수소 충전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700바급 수소충전기는 기존 충전기 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고압 용기를 사용하면 더 많은 양의 수소 가스 충전이 가능하다. 또 수소가스 압축패키지와 수소충전기, 수소가스 냉각시스템 등 장비 대부분을 국산화해 AS도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현대자동차가 2010년 세계 최초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2013년부터 양산을 시작했으나 정부의 싸늘한 반응과 홍보 부족으로 도요타자동차를 앞세운 일본에 추월당해야 했다.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일본 도요타는 수소차 미라이를 5000대 이상 판매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까지 수소차를 893대 판매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차이다. 다름 아닌 충전인프라의 차이가 원인이었다.

일본은 도요타와 JX에너지 등이 협력해 수소충전소를 전국에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해 현재 90여곳의 수소충전소를 완공했다. 또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전국에 160곳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2025년에는 640곳까지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평창 올림픽을 대비해 평창시와 강릉시에 각각 1곳씩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지난해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방향 설정이 다소 늦은 측면이 있다”며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소차로 양분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일본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2022년까지 수소자동차 생산량을 8만1000대(내수 6만5000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2040년에는 620만대(내수290만대)의 생산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안에 국내 수소충전소는 86곳으로 늘리고 2022년까지 210곳, 2030년 660곳, 2040년 120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확산에 충전소의 뒷받침이 있었던 것처럼 수소차도 충전소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국산화를 통해 키운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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