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래비티'. <사진=해리슨앤컴퍼니>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중국이 세계 우주과학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지난 3일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지만 달 뒷면에 착륙한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최근 중국 인민망은 창어 4호는 달 뒷면에 착륙해 ‘면화씨 생육 실험’을 진행해 발아에는 성공했지만 낮은 기온 탓에 성장에는 실패했다고 전했다. 창어 4호의 성과는 세계가 인정할 정도로 놀라웠다.

이번 프로젝트 총 설계자 우웨이런은 중국 관영 중앙TV(CCTV) 인터뷰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국제회의에서 통신 중계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의 수명을 연장하고 미국의 송신기를 창어 4호에 장착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고 말했다. 미국이 달 탐사에서 중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우웨이런은 NASA가 달 탐사를 할 때 중국 중계위성을 쓰길 원한다고 전했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SNS에서 “달 뒷면 착륙을 성공시킨 창어4호 팀에게 축하의 뜻을 전한다. 이는 인류 최초이자 감격적인 성공”이라고 밝혔다.

우주산업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 갈등으로 총알과 포탄이 오가는 전쟁이 아닌 첩보전과 프로파간다(선전)가 이어지는 싸움이었다.

여기서 프로파간다의 대표적인 수단이 우주과학이었다. 미국과 소련은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우주 진출에 열을 올렸다.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 ‘퍼스트맨’에는 당시 미국 우주과학이 기술 과시와 선전을 위해 발전해왔고 그 가운데 많은 젊은 비행사들이 어떻게 희생됐는지 잘 보여준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소위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평화의 시대라고 불리지만 두 대륙 강대국들은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선전도구로 우주과학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오고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우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보낸 달 뒷면 사진. <사진=신화망 화면 캡쳐>

그렇다면 영화에서 묘사된 중국의 우주과학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헐리우드 영화에서 드러난 중국의 우주산업은 미국보다 우월한 모습이다.

리들리 스콧의 영화 ‘마션’에서는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를 구하기 위한 NASA의 노력이 한 차례 실패로 돌아간다. 이때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며 도움을 내민 쪽이 ‘항천국’이라고 등장하는 중국의 우주기술센터다.

NASA는 이후 중국과 협업해 보급선을 우주로 쏘아올리게 되고 이를 넘겨받은 아레스 4호는 마크를 구하러 다시 화성으로 향한다. 미국과 중국은 이후로도 화성탐사를 위해 협업을 이어가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포함 7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그래비티’에서도 미국은 우주에서 중국의 도움을 받는다. 사고로 우주에 홀로 고립된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는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중국 소유즈 탐사선에 몸을 싣는다. 이미 한차례 귀환에 실패한 입장에서 얻은 절호의 기회인 만큼 영화는 이를 대단히 극적으로 다룬다.

이밖에 중국인 스스로가 우주에 대해 다루는 비전도 흥미롭다. 중국에서는 다음달 SF 블록버스터 영화 ‘유랑지구’가 개봉한다. 태양이 꺼질 위기에 처하면서 이를 모면하기 위해 지구가 이사간다는 내용으로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 SF소설가 류츠신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다소 황당한 발상이지만 우주산업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 작품이라 여겨진다.

우주산업은 현재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먼 미래에는 국력을 결정지을 중요한 과학기술이 될 것이다. 과거 냉전시대에도 미국과 소련은 우주산업으로 국력을 과시하며 세계 초강대국이 됐다. 이제는 중국이 그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세계가 중국의 우주산업을 두려워하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