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전문가들조차 갈팡질팡하며 불과 몇 개월 사이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형국이다. 엎치락뒤치락하는 부동산 시장 전망 속에 수요자들의 의견이 계속해서 교차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개발연구원이 부동산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한다는 의견이 46.1%를 차지했다. 이들이 예상한 상승 폭은 2.5%~5% 이상까지 다양하다. 반면 응답자의 26.5%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27.5%는 하락한다고 예상했다. 대부분이 상승을 점친 것이다.

그러나 3개월도 안 돼 전망은 역전됐다.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에서는 올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44%를 차지했다. 오른다고 예상한 전문가는 24%에 불과했다.

하루 아침에 전문가들의 예측이 바뀌는 등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여기저기에서 ‘부동산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들은 서로를 상승론자와 폭락론자로 구분지어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씨는 자신을 상승론자라고 주장했다. A씨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에 더 끌린다. 그러다 보니 폭락론자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은 몇십 년 뒤에도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 언젠가는 공실이 생긴다는 주장이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옮기려고 하기 때문에 현재 실주택보급률은 70~80%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공급은 실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는 “도심에서 떨어진 일부 지역에 미분양이 있지만, 상업시설과 교통망이 확충되면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GTX 등 교통호재로 경기 지역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오는 4월 공시가격 발표를 기점으로 서울 주택 가격이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잠실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B씨는 “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집값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을 꼭 사야 한다면 기존 주택의 급매와 경매 등을 지켜보면서 매수 시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같은 지역 공인중개사 C씨는 “호가를 낮춘 급매물에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수요자들이 가격 조정을 더 원하는 경우가 많고 좀 더 두고 보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실시한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 가격 상승 측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1년 후 우리나라 주택 가격에 대한 응답이 ‘현재보다 상승할 것(27.3%)’ ‘현재보다 하락할 것(17.8%)’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현재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1.1%포인트 증가에 그쳤지만 ‘현재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11.4%포인트나 늘어났다.

응답자들이 지난해 집값 폭등을 경험하면서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한편,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54.8%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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