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캔맥주이지만 한국에 수입되면 맛이 없다는 소문이 있어 알아봤다 <사진=이지혜 기자>
“왜?” “진짜 그래?” “무슨 뜻이지?” 새로운 것을 좋아하거나 몰랐던 것을 알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일상 속 호기심, 소소한 문제, 이슈에 대한 궁금증을 흥미롭게 해소시켜 드리는 코너 [소문e답]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똑같은 아사히 캔맥주도 한국에 들어오면 맛이 없어요. 특히 프라임이 심한데 ‘상미기한’이 얼마 안 남은 것을 팔아서 그래요.”

지난 연말 일본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에서 한 여행사 대표가 ‘아사히 드라이 프라임’ 6캔(900엔:9294원) 을 산 것을 목격했다. 통상 홋카이도에서 여행객이 구입하는 지역 특산 맥주는 해외는 물론 일본 내에서도 타지역 유통이 안 되는 삿포로 클래식이다. 하물며 아사히 드라이 프라임은 한국에도 수입되고 있어 질문을 하니 이와 같이 대답한 것.

맥주는 주류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항에서 1개 외에 물품은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5개 값인 7745원에 맥주 세금 177%를 계산해 1만3700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이마트에서 6개 1만원에 먹을 수 있는 것이 2만3000원으로 껑충 뛴다.

맥주는 무겁기까지 한데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구입할 정도면 맛 차이가 얼마나 되길래 그런가 싶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귀국 후 롯데아사히주류와 롯데주류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 국내 수입사인 아사히주류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아사히주류와 같이 롯데지주 계열사인 롯데주류 담당자로부터 맥주 상미기한에 대한 답변은 받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막걸리를 마실 때 제조일에 가까운 것을 사야 더 맛있는 것처럼 맥주도 발효주여서 제조일을 따져 구매해야 한다”며 “아사히주류와는 저희도 교류가 없어 자세한 사정을 모르지만 국내에서도 맥주는 다른 제품과 달리 ‘유통기한’으로 표시 안하고, ‘품질 유지기한’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이마트와 CU에서 확인한 아사히 드라이 프라임 품질 유지기한 <사진=이지혜 기자>

실제 유통되고 있는 아사히 드라이 프라임을 확인하기 위해 이마트와 CU(씨유) 등을 12월에 방문해보았다.

이마트에서는 2018년 7월 2일, CU에서는 7월 4일 생산된 것으로 품질유지기한을 1년으로 표시해놓았다. 반면에 신치토세공항에서 당시 판매한 제품은 10월에 생산됐고 2019년 6월로 상미기한이 표시돼 있다.

여행사 대표 말대로 아사히 드라이 프라임은 국내에서 반년 지난 제품이 소비자에게 팔리고 있었고, 일본 국내와 비교하면 기간이 확연히 차이가 났다.

아울러 아사히 드라이와 산토리몰츠(오비맥주), 기린(하이트진로)도 살펴보았다. 각각 아사히 드라이는 2018년 9월 29일,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2018년 10월 9일, 기린은 2018년 11월 21일이었다.

일본 편의점에서 12월에 유통중인 제품들 상미기한 <사진=이지혜 기자>

다시 일본과 국내에서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 유통되는 맥주의 통상 제조일을 알아봤다. 양국 모두 자국 맥주 유통 시기가 비슷했다. 12월 기준으로 카스, 하이트 등은 10월 말에 생산된 것이 진열대에 있고, 일본 역시 11월 전후가 제조일로 찍혀 있다.

한 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아사히 드라이 프라임은 아사히 드라이에 비해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크게 적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며 “마트나 편의점은 유통 과정상 1~2개월 정도 지난 것이 주로 판매되고, 맥주도 막걸리처럼 제조된 얼마 안된 것을 마시고 싶다면 식당이나 술집에 공장에서 주단위로 공급된다. 병맥주 역시 마찬가지로 제조일에 가까운 것이 더 맛있고, 업장에 따라 먼저 납품 받은 것부터 판매하므로 회전율이 좋은 곳에 가면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싸게 들여오는 캔맥주를 보면 제조일이 6개월 지나 맛이 떨어진 것을 염가에 판매해 배로 적도를 두 번 거쳐 들어온 것을 1년 이내에 맞춰 판매한다"며 "일본은 수송도 오래 안 걸리는데  이렇게 오래된 제품을 판매하니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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