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증권ㆍ파생상품시장 폐장일인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색종이를 뿌리며 폐장을 기념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지난해 증권사들이 예측한 장밋빛 증시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2017년 말 ‘4차 산업형명 확대’ ‘국내 수출 성장세’ ‘신흥국 경제 상황 개선’ 등을 들어 2018년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뒷받침 하는 보고서를 쏟아냈다. 하지만 제대로 예측한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코스피지수를 26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한 IBK투자증권(하단은 전망하지 않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증권사가 3000선까지 높게 발표했다. 삼성증권은 3100선까지 오를것으로 예측했다.

코스닥지수도 마찬가지다. 2017년 말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코스닥지수 예상 밴드를 800~12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680~850, 메리츠종금증권 600~850, KB증권은 1000까지 예측했다. 하지만 시장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1월 2일 종가기준 2479.65로 힘차게 시작했지만 12월 28일 종가기준 2041.04로 하락했다. 코스닥도 812.45로 시작해 675.65로 마감했다.

특히 2017년 말 두 곳 이상이 추천한 증권사들의 2018년 투자 유망 종목들도 올해 모조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기대를 저버렸다.

지난해 1월은 증권시장 역사상 최고의 ‘한 달’로 꼽는다. 29일 코스피가 장 중 2600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출발했다. 코스닥 지수도하루 뒤인 1월 30일 2002년 이후 처음으로 930포인트를 돌파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벌어지며 상승세가 꺾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5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서명하면서 지수가 본격적인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총 4차례 인상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여파로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몇몇 증권사가 희망퇴직과 점포 통합 등 리테일·사업 재정비에 나서기도 했다.

5월까지 2400대를 유지하며 비교적 선방하던 코스피는 6월 들어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해 7월에는 2200대까지 떨어졌다. 20개 증권사 중 9곳이 코스피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는데 시장 붕괴가 빨리 찾아온 셈이다. 코스피 하락세는 하반기도 이어졌다. 일각에선 전년도 주식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지난해 지나친 ‘낙관론’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 추천한 종목 성적도 초라했다.

지난해 증권사 7곳이 유망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하지만 12월 28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보다 24.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17.7%)보다 더 많이 빠진 것이다. 실제 개인들은 이 종목을 7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증권사 조언을 따랐으나 수익률 측면에서 쓴맛을 봤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가 하반기부터 반도체 실적이 꺾일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와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네이버 역시 증권사 5곳이 추천했으나 주가는 31.1% 급락했다. 복수로 추천을 받은 현대모비스·현대차·한미약품 모두 20% 넘게 하락하며 시장 평균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우량주들이 지배구조 개편과 고용 증가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이 크게 꺾였다”며 “개별 기업도 변수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코스피 전망 예측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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