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당 660원에서 765원까지 오른 연탄이 쌓여 있는 모습.

[이뉴스투데이 강원취재본부 우정자 기자] “연탄값이 많이 올라 맘 편하게 연탄 한 장 제대로 못 떼고 있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고 계속 올리는지…”

수십 년째 연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전모(74)할머니는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차가운 냉골에 점퍼 하나 입고 지내고 있다. 할머니의 오래된 집 시멘트 벽면에서는 냉기를 내뿜고 방안에서는 입김이 나왔다.

전 할머니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연탄 외에는 다른 연료를 쓸 수가 없다”며 “연탄값이 많이 올라 한 장이라도 아끼려 불구멍을 모두 막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단칸방도 하루 5장을 때야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지만 전 할머니는 연탄은행에서 받은 400장의 연탄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 하루 2~3장으로 버티고 있다.

전 할머니는 “연탄보일러가 오래돼서 그런지 어디는 따뜻하고 어디는 냉골이다”며 “그래도 연탄은행에서 400장의 연탄을 줘 감사하다. 하루 평균 2장만 떼며 아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봉산동에 사는 김옥남(80) 할머니도 마찬가지였다. 김 할머니는 “600장으로 겨울을 나야한다. 이틀에 3~4장을 떼고 있는데 너무 춥다”며 “노령연금 등 총 30만원으로 생활하는데 약값도 해야 하고 연탄도 사야한다. 정말 추울 때는 서럽다”고 하소연했다.

올겨울 잦은 한파와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탄값이 인상되면서 에너지 빈곤층과 자영업자의 한숨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연탄 소비자가격을 장당 660원에서 765원으로 19.6% 올렸다.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장당 900~1000원까지 치솟는다.

원주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역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총 1743가구다. 이들은 장마철과 10월 중순부터 다음 해 4월 중순까지 가구당 평균 연탄 900~1000여 장을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태화 연탄은행 부장은 “아파트는 단열이 잘돼 있지만 연탄사용 가구는 노후 된 주택으로 열악하다”며 “연탄 한 장이라도 아끼다 보니 나이 드신 분들이 춥게 겨울밤을 보낸다. 이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더 챙기려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자영업자들 또한 연탄값 상승이 더 크게 피부에 와닿는다.

자작나무 연탄구이집을 운영하는 조남송(65) 씨는 “하루 18장의 연탄을 사용한다. 서민들에게 100~200원 차이는 엄청나다”며 “매출은 3분의 1로 줄어들고 재료값, 연탄값은 계속 오르면서 적자 상태다”고 토로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7) 씨는 “겨울철 가게에서만 2000장 정도의 연탄을 사용하는데 경기불황에 연탄값 마저 오르니 큰 부담”이라며 “인건비도 걱정이지만 가격을 올리자니 장사가 걱정이고 안 올리자니 남는게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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