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이 보인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9일 오후 1시 서울 잠실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의 분위기는 적막하다. 오래도록 고객의 왕래가 없었던 듯 문이 열리는 소리에 중개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지만 이내 고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힘없이 의자에 앉아 용건을 묻는다.

전셋값 하락과 관련해 공인중개사 A씨는 “매매 거래는커녕 전세까지 다 재미 보기는 틀렸다. 가격은 벌써 억 소리 나게 내려갔다”면서 “‘송파 헬리오시티’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잠실리센츠’ ‘잠실엘스’ 등 아파트도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빠졌고 잠실주공5단지 전세매물도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잠실 일대 전셋값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 주변 재건축아파트들이 하나둘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송파 헬리오시티의 전세값은 5억원대(84㎡)로 떨어져 주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국 기준 전셋값은 전년대비 1.80% 떨어졌다. 전셋값 하락은 지난 2004년 이후 14년만으로 주간아파트매매시장 동향 통계로는 58주 연속이다.

전셋값이 하락하는 배경으로 공급물량 증가가 꼽힌다. 특히 최근 강남4구 전세시장이 침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헬리오시티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해 8억원대에서 현재 5억원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4억원대 급매물이 나왔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속해서 내려가는 전셋값에도 수요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 형국이다.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해서다.

헬리오시티 인근 H중개소를 운영하는 B씨는 “기다리면 전셋값은 더 내려갈 수 있다”며 “잔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 마음이 급한 것은 집주인이다”라고 귀띔했다.

예외도 있다. 경기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중순 대비 1억 이상 올랐다. 과천 지역에 대한 기대를 품은 무주택자들이 분양 당첨을 노리고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과천시에는 대규모 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다. 올해 과천주공6단지를 재건축한 프레스티자이(2099가구) 등 574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과천시 과천동, 주암동, 막계동 일대에는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에 따라 7000가구가 더 들어선다. 여기에 지난해 말 GTX-C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개발 계획이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과천으로 유입되는 수요자의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천에서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는 당해 지역 1순위 청약에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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