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에 계류 중인 에어필립 2호기 <사진=이뉴스투데이>

[이뉴스투데이 황이진영 기자]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약진하는 가운데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설립된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사들은 맥을 못 추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들은 신규 기단 확대·노선 확보 등으로 성장 보폭을 꾸준히 넓히고 있는 데 반해 소형 항공사는 경영난과 오너 리스크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휘청거리고 있다.

소형 항공사들은 2000년대 이후 각 지역을 허브로 잇따라 설립됐다. 관광뿐만 아니라 정기 노선 취항에도 속속 나서며 지방공항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됐다. 일부는 국내선에 취항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LCC 전환을 노리기도 했지만 각종 악재 속에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경북 포항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포항’이 출범 10개월 만에 운항 전면 중단 사태를 맞았다. ‘에어포항’은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동화전자공업이 전액 출자해 초기 자본금 100억원으로 지난 2017년 출범했다. 설립 이후 탑승률은 50%대로 저조했고 대주주가 약속한 투자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직원 급여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이 이어지다 지난달 9일 결국 문을 닫았다.

LCC의 노선과 차별화를 꾀하며 야심차게 등장했던 소형항공사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기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기준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의 자본금은 5억9100만원, 부채는 43억750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74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에는 약 5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016년 대비 85% 성장했지만 업계 내에서는 매각설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양양~무안 노선 항공기 탑승률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며 운항 중단을 잠정 결정했다. 그간 해당 노선 탑승률은 20~30%에 그치며 수익률 악화를 가져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면허 발급을 목표로 국토교통부에 면허 발급 신청서를 제출한 소형항공사 ‘에어필립’도 전망이 밝지 않다.

‘에어필립’은 지난달 모기업인 필립에셋 대표 엄일석씨와 이 회사 간부 두 명이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등 ‘오너 리스’ 및 경영 악화와 같은 악재를 마주했다. 최악의 경우 LCC면허 취득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필립에셋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극심한 재정난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소형항공사 및 LCC의 사업인허가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자본력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후죽순으로 항공사들만 늘어나면 지난 2000년대 중반 한성항공·영남에어 파산 등과 같은 사태를 또 다시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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