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올해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아 서울디자인재단이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공동 주최로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展, 대한콜랙숀’을 개최한다.

4일부터 3월 3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만나는 이번 전시는 기존에 보아왔던 간송특별전과 다른 기획이 눈길을 끈다. 삼일운동이라는 테마에 맞춰 우리 문화재 수호자로 알려진 간송 전형필이 보물과 국보를 구하기 위해 보낸 사건들을 ‘히스토리텔링’으로 엮어 관람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한만호 간송랩 전략기획실장은 “삼일운동 의미는 그날 하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를 살아간 사람들과 1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도 나라의 소중함과 이를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점”이라며 “작품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가치를 지니지만 ‘대한콜랙숀’에서 유물과 역사를 함께 되새겨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된 국보 6점, 보물 8점은 고려청자, 조선백자, 추사 글씨, 겸재 그림이라는 점에서 존귀하다. 동시에 고려청자는 영국인 소장가 개스비가 수집품을 내놓는다는 정보를 입수해 간송이 비행기를 타고 급히 도쿄에 가서 구해온 것이고, 겸재정선 화첩은 친일파 집에서 불쏘시개로 한 줌 재로 사라질 뻔한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 유물을 해외로 반출하던 대수장가 야마나카상회와 경매회에서 겨뤄 지켜낸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면서도 가슴 뭉클하다.

전시회를 찾았다면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마크 테토 재능기부로 제작된 한국어 및 영어 버전의 오디오가이드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 특별전 '대한콜랙숀'이 개최된다 <사진=이지혜 기자>

전시공간은 5개로 나뉘어있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알리다①는 지난 5년간 DDP에서 선보인 간송미술관 주요 작품들을 디지털로 만날 수 있다. 실제 유물은 아니지만 주요 콜렉션과 각 작품의 세밀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이 공간은 간송에 대하여 더 많은 알림을 위한 공간으로 무료로 개방돼 운영된다.

전시 첫 시작인 전하다②는 삼일운동 중심에 있었던 민족사학보성학교가 위태로웠을 때 간송이 사들인 이야기와 매년 삼일절이 되면 학생들에게 ‘독립선언문’을 직접 낭독해주기 위해 썼던 친필 등을 전시한다. 모으다③에서는 고려청자를 대표하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 겸재정선 ‘해악전신첩’이 있다.

지키다④는 합법적 문화재 반출구였으나 간송에게는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최전선이기도 했던 경성미술구락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또 경매에서 낙찰받아 지켜낸 유물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국보 제294호) △예서대련(보물 제1978호) △침계(보물 제1980호) 등 14점이 전시돼 있다.

간송은 광복후 매년 3.1절에 거행된 보성학교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독립선언문을 낭독해줬다. 간송 친필 <사진=이지혜 기자>

되찾다⑤는 일본 주재 변호사 존 개스비에게 입수한 청자 20점 가운데 국보, 보물 아홉 점(국보 4점·보물5점) 포함 12점을 선보인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2014년 3월 DDP 개관 및 간송미술문화재단 설립 기념 전시인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를 시작으로 5년간 간송 전시가 DDP에서 진행돼 보다 쉽게 콜랙션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마지막 전시이기도 한 이번 특별전은 삼일운동 100주년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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