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어’로 통하는 한남뉴타운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지난해 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이 잇따라 시행되면서 투자 수요가 살길을 찾아 나섰다.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이 타격을 입자 수요가 뉴타운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3일 복수의 부동산 관계자들에 의하면 최근 뉴타운 구역의 재개발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는 동시에 분양 단지 가격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수색·증산뉴타운 일대가 대표적이다. 수색뉴타운은 뉴타운에 우호적이지 않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내리 침체를 겪었지만 최근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수색4구역이다. 수색4구역은 2005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10년 넘게 사업이 흐지부지했다. 최근 재개발 사업 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공사가 한창이다. 2020년 6월 ‘DMC 롯데캐슬더서프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수색4구역 사업이 정상화하자 인근 수색뉴타운 구역들도 휴면 상태에서 깨어나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수색13구역은 지난해 6월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하고 불과 3개월만인 9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재개발 조합과 시공자인 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은 이곳을 지상 20층 아파트 21개동 1402가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도 수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증산5구역도 지난해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같은 시기 수색8구역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수색6구역은 조합원 이주를 마치고 올 상반기 일반분양을 진행한다. 수색7구역은 조합원 이주를 진행 중이다.

사업이 속도를 내자 분양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DMC 롯데캐슬더서프트(수색4구역)는 2017년 6월 분양 당시 5억원대였던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해 8월 8억29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지난달 분양한 ‘DMC SK VIEW(수색9구역)’는 150가구 모집에 1만3743명이 청약해 91.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합원 입주권에도 웃돈이 붙었다. 지하철 6호선과 공항철도·경의선 등 트리플역세권인 증산2구역의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해 7월 3억8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 수색4구역과 수색9구역은 3억원, 수색13구역은 2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노우창 한국주택문화연구원 기획실장은 “수색·증산뉴타운이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현상은 수색역세권 복합개발 호재뿐만 아니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부활,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정부 부동산 규제가 재건축 시장에 집중된 영향이 크다“면서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뉴타운과 재개발사업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북 최대어’로 통하는 한남뉴타운 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은 지난해 12월 서울시 공원심의를 통과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시행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한남4구역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 주민 공람·공고를 마쳤다. 한남5구역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 수립을 놓고 서울시와 협의 중인 상황이다.

한남뉴타운은 앞으로 한강이 흐르고 뒤로 남산이 있는 배산임수 지형으로 풍수리적 명당으로 통하고 있는데다 이태원 상권을 확보하고 있다. 지하철 6호선과 경의중앙선을 갖춘 더블 역세권에 인근 업무 지구인 여의도·강남·종로 일대 접근성까지 갖추고 있어 강남 재건축 투자에 지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남3구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소형 평수 빌라 호가가 9억원대에 이르고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66㎡ 단독주택은 3.3㎡당 62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한남뉴타운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시세 하락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사업이 순탄하게 추진되면 다시 투자가 몰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영등포시장 일대 영등포뉴타운도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사업이 가시화하고 있다.

영등포뉴타운은 뉴타운 지정 당시 22만6478㎡ 규모 부지에 주거·상업시설을 합해 약 4000가구를 지을 방침이었지만 구역이 26개로 쪼개져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사업이 사실상 멈췄다. 2015년 정비구역 18곳이 해제되고 현재 7개 구역만 남았다.

가장 규모가 크고 속도도 빠른 1-4구역은 지난해 9월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로 거듭났다. 한 달 뒤 1-3구역은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스퀘어’ 분양을 진행해 평균 22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 1순위 마감했다. 현재 지하골조 공사를 마무리했고 2020년 입주할 예정이다.

1-13구역은 지난 6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고 환경영향평가·교통영향평가·소방심의 등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바로 앞 1-12 구역도 지난 6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아 현재 조합설립을 준비 중이다.

영등포뉴타운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영등포뉴타운 일대는 시공자가 선정되거나 이미 대형건설사 브랜드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영등포뉴타운이 완성되면 공장지대 이미지가 강한 영등포구 일대가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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