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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필요해""대외 리스크 변화, 금융시장 가격 변수·자본 유출입 미치는 영향 점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2019년 우리 경제가 2%대 중후반의 성장세를 보이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으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 등을 꼽으며 "우리나라는 자본시장 개방도와 실물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 대외 리스크 변화의 파급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미 금리가 0.75%포인트 역전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대외 리스크 변화가 금융시장 가격 변수, 자본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 성장 잠재력이 지속해서 약화하고 있다며 "지나친 비관론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의 원천이 될 선도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새해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는 "우리 경제가 2%대 중후반의 성장세를 보이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경기와 물가 흐름 등 거시경제 상황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 3월부터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을 두고도 이 총재는 "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미 연준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시장 상황에 적합한 정책 운용 체계에 대해 논의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립금리(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 수준이 낮아졌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경우 통화정책의 대응 여력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한은도 여건 변화에 적합한 정책운영 체계, 수단을 깊이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핀테크 혁신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지급 서비스 활성화를 지원하는 한편 변화에 내재한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재난 등으로 빚어질 수 있는 지급결제 시스템 장애에 대비해 시스템 운영의 안정성,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한은 직원들을 향해서는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우리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직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을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신년사 전문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오늘은 새로운 희망과 각오로 2019년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증대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글로벌 무역환경이 악화되고 미 연준의 잇따른 금리인상 과정에서 일부 신흥국이 금융불안을 겪음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높아졌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양호하여 시장 전반이 불안해지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경계감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실물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흐름이 이어졌으나, 고용상황이 부진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약화되었습니다. 한편에서는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계속 빠른 속도로 늘어나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유지하다가 11월에는 금융불균형 심화 가능성을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였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올해 우리 경제는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안팎의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세계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본시장 개방도와 실물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 대외 리스크 변화의 파급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에 유념하여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점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요 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데다 경제가 성숙단계에 다가서면서 투자를 통한 자본축적이 한계에 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것도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우리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나친 비관론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주요국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산업 고도화와 산업 간 융복합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의 원천이 될 선도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입니다.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이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한국은행이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통화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세가 유지되고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목표에 수렴할 수 있도록 운용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올해도 우리 경제가 2%대 중후반의 성장세를 보이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기와 물가 흐름 등 거시경제 상황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금년부터는 물가안정목표를 2%로 유지하되 주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적용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에 안착시켜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고 통화정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황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지금처럼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경기판단지표를 확충하고 예측모형을 개선하여 전망의 정도(精度)를 높이는 한편, 금융시스템 리스크 평가기법을 고도화하여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분석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일관성 있게 수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올해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과의 정책금리 역전폭이 확대된 상황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성향이 증대될 경우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외 리스크 변화가 금융시장 가격변수와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금년부터는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국제적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는 정책의 신뢰도를 높여 중장기적으로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시장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한국은행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데 걸맞게 국제 기구 및 협의체에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협력채널을 강화하는 데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금융·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 운영에 새롭게 제기되는 도전과제와 그 해결방안을 연구하는 데 힘써야 하겠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립금리 수준이 낮아졌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할 경우 통화정책의 대응여력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 연준 등이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미 통화정책 운영체계와 수단을 재검토하기로 하는 등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여건 변화에 적합한 정책운영 체계 및 수단에 대해 깊이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최근 핀테크 혁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지급수단이 등장하고 비금융회사의 참여가 확대되는 등 지급결제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 결제비용 절감 등을 위해 다양한 지급서비스의 활성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내재되어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재난 등으로 지급결제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스템 운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내년 중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한은금융망 구축사업은 향후 국내 지급결제제도의 근간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점에 유의하여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이 중앙은행 직원으로서 자긍심과 사명감을 갖고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대내외 여건이 엄중하므로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자는 뜻에서 당부하고자 합니다.

여러 번 강조해왔습니다만, 빠르게 변하고 있는 환경에서 우리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해에는 변화와 혁신을 구현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전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여 관련 제도를 정비하였습니다. 그간의 전행적 노력에 힘입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변화와 혁신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조직문화가 보다 역동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바깥에서는 급격한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일 것입니다. 간부직원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작은 변화부터 실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경직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 우리의 책무는 더욱 막중합니다. 올해도 임직원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해 나간다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신뢰받는 중앙은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유제원 기자  kingheart@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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