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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뉴스] 에너지 정책 10선

올해만큼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해가 있었을까요. 역사에 남을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알렸고 문화예술계를 시작으로 확산한 미투 운동이 대한민국을 덮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라돈침대 파문, 대기업 총수일가 갑질,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 BMW 화재, 역대 최고 수출기록 경신 등 자고일어나면 메가톤급 이슈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이뉴스투데이’는 분야별로 2018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이슈를 현장에서 함께 한 취재기자와 함께 다시 정리합니다.   <편집자주>

제주시 한경면 해상에 건설된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에너지업계는 2018년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실제 현실에 안착하는 과정이 시험대에 올랐다.

탈원전‧신재생을 골자로 한 에너지 전환은 세계적 추세이자 숙명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현명한 전략이라며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으론 기존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을 뒤엎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탈원전’ 프레임을 두고 신재생론자들과 원전론자들 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에 본지는 올 한 해 에너지 분야의 정책들을 들여다보며 급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에너지 분야의 흐름을 살펴본다.

◇ 문재인표 에너지 정책의 근간(根幹)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2017년 12월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 누적 설비용량을 63.8GW까지 늘리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신규 설비용량의 95%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한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뼈대로 이로부터 다양한 정책이 파생돼 나오고 있다. 수상‧농촌‧도시형 태양광, 육‧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 생산을 위한 다양한 루트가 확보되고 있다. 반면 전력수급 불안정, 전기요금 인상, 산지 훼손 등 사회적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 탈원전 강공 드라이브…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신규 원전 4기 건설 중단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탈원전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수원은 6월 15일 이사회를 열어 운영허가 기간이 남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의결했다. 또 신규 원전 6기 중 설계 또는 부지 매입 단계에서 중단된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4기 건설을 백지화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말 연이어 발표한 에너지전환 로드맵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후속조치다. 한수원 노조를 비롯한 원전업계는 “대부분의 에너지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성을 재확인한 원전설비를 버리는 것은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 원전 수출 선포…최근 연이은 불발은 '탈원전' 때문?

정부가 축적된 원전 기술력을 동원해 원전 수출에 주력하겠다고 선포했다. 문 대통령은 3월 26일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해 “바라카 원전은 한국과 UAE 양국 협력의 상징이자 성과물이자 한국의 원전 기술력과 사업역량을 전 세계에 증명한 것”이라며 원전 해외 수출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9개월 사이 영국 무어사이드와 사우디 신규 원전 등 등 한국의 원전 수주 시도마다 불발로 이어지고 있다. 원전 전문가들은 국내 원전 축소로 인한 원전 산업 붕괴가 원전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3일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 장면. 문재인 정부하에 한수원 이사회의 원전 폐쇄 결정이 비공식적이고 긴급하게 이뤄지면서 이를 문제 삼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 ‘4개월 만에 번복’ 신한울 3·4호기도 백지화…커져가는 건설 재개 목소리

한수원 이사회는 신규 원전 폐쇄 결정 당시 신한울 3·4호기는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돼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보류한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불과 4개월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신한울 3·4호기도 건설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울 3·4 프로젝트매니저실을 정리하고 신규원전 사업정리실 기능을 명시했다. 그러자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찬성’ 온라인 서명에는 이달 30일 기준 11만5400명이 동의했다. 원전업계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이 높은 안정성과 우수한 성능을 갖춘 세계 최고 원전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정부와 한수원은 법적 근거와 국민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성급하게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文정부 야심작’ 새만금 재생에너지 계획…4GW 태양광‧풍력단지 조성

말도 탈도 많았던 새만금이 여의도 면적 13배에 달하는 ‘초대형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변모된다. 정부는 10월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에 2030년까지 원전 4기 전력생산량과 맞먹는 4GW 용량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조성한다. 새만금 안쪽에 3GW급 태양광 발전단지, 군산 인근 해역에 1GW급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각각 조성된다. 또 재생에너지 연구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혁신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

◇ 전봇대‧송전탑 사라진다…‘에너지 자립형 전력망’ 개발

11월 20일 한전은 ‘미래형 마이크로그리드’ 개발에 착수했다.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독립형 전력망)는 외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끌어오지 않고도 독립된 여러 개의 분산형 전원을 이용해 소규모 지역이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구성한 독립형 전력망이다. ‘미래형’은 기존 마이크로그리드에 에너지솔루션과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개방형 에너지 커뮤니티다. 특히 연료전지가 발전원으로 추가되면서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산지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기준 강화

산지 태양광 부작용이 속출하자 정부가 발전설비 허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12월 4일 환경부는 산지 태양광 발전설비를 ‘전용 허가’에서 ‘일시사용 허가’로 전환하는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토사유출이나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사도 요건을 25도에서 15도로 낮추고, 최대 20년간 산지를 사용한 뒤에는 나무를 심고 원상태로 복구하도록 했다. 또 행정 처분 과정에서 지목이 임야에서 잡종지로 변경돼 부동산 투기가 득세하는 사회적 문제를 고려해 지목 변경을 금지했다.

무분별한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로 산지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뉴스투데이 DB]

◇ ‘미세머지 대비’ LNG·유연탄 세율 조정…“실효성은 글쎄”

늦가을 고농도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자 정부는 환경친화적 에너지 세제개편에 나섰다. 환경부는 11월 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56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논의했다. 이에 따르면 2019년 4월부터 발전용 연료 개별소비세율이 일괄 조정된다. 유연탄은 현재 중열량탄 기준 kg당 36원에서 46원으로 인상되고, LNG는 kg당 60원에서 12원으로 인하된다. LNG에 부과되는 수입부과금도 24.2원에서 3.8원으로 인하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발전설비가 구축되며 발전원별 발전량 비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가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이를 고려하면 제세공과금 비중이 역전됐더라도 두 에너지원의 발전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 끊이지 않는 ESS 사업장 화재…사고 방지 대책 무용지물?

지난해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장에서 화재가 15건 발생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산업부는 11월 말 ESS 화재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내년 1월까지 약 1300개소의 국내 모든 ESS 사업장에 대해 신속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달 충북 제천 아세아시멘트 ESS 사업장에서 화재가 재발하면서 “대책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SS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도구로 기대를 받았지만 계속해서 화재에 취약한 면모를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20년 내다보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권고안, 사회적 합의 부족”

국가 에너지 운영 20년을 결정짓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이 수립 과정에 있다. 정부는 워킹그룹에서 제시한 에기본 권고안의 정책과제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이행 중이다. 3차 에기본에는 에너지전환로드맵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다룬 ‘탈원전‧신재생’ 에너지 전환 정책이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져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앞서 수립된 두 계획이 공식적 상위 계획인 2차 에기본과 상충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3차 에기본 수립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3차 에기본 권고안이 원전 비중, 에너지믹스, 에너지원별 가격 등 중대한 현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만큼 최종 수립까지 여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유준상 기자  yoojoonsang@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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