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경선 기자]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먹은 여중생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타미플루 계열의 독감 치료제 주사를 맞은 고등학생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일이 또 발생해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2일, 독감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온 17살 김 모군이 타미플루 계열의 주사제인 페라미플루를 맞고 그날 밤 7층 창문 아래로 떨어진 채 발견된 사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김 군은 “그냥 엎드려 자고 있었는데 약간 떨어지는 꿈을 꾸고 나니까 병원이었다.”며 “떨어지기 전에는 정신이 막 불안했다.”고 말했다. 김 군은 현재 척추와 목뼈 등을 심하게 다쳐 위독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 군의 사고가 발생하기 전날인 21일 오전 6시쯤 부산에서는 타미플루를 먹은 여중생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전날 독감 탓에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학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환각 증상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사고는 올해에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2016년에는 11세 남자아이가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증세로 21층에서 추락해 사망했고 2009년에서는 타미플루를 복용한 14세 남자 중학생이 환청증세를 호소하며 6층에서 투신해 전신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처럼 타미플루와 같은 계열의 독감 치료제를 처방받고 환각, 환청에 따른 추락 등의 사례가 계속 터져 나오면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부작용 우려에도 타미플루를 대체할 독감약이 없어 의료 현장은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복용식 독감 치료제는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을 기반으로 한 타미플루가 사실상 유일하다고 밝혔다. 타미플루 복제약도 현재 162종류가 출시됐지만 모두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타미플루 처럼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에 소비자들의 공포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년에는 별로 없었는데 며칠 전부터 부쩍 타미플루 부작용 문의가 많아 아예 복약 안내문 프린트를 나눠주고 있다.”, “독감약은 타미플루가 유일한데 복약지도를 하면 부작용에 관해 몰랐던 분도 복용을 꺼리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에 협조 요청서를 보내 타미플루 등을 처방하고 조제할 때 주의사항을 충분히 안내하고 설명하라고 주문함과 동시에 타미플루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은 약사에게는 ‘복약지도’ 의무 위반으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학계 에서는 “약물과 이상반응 간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복용 기피가 확산될 경우 질환의 악화를 불러 올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되지 않는 한 환자와 보호자들의 공포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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