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큼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해가 있었을까요. 역사에 남을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알렸고 문화예술계를 시작으로 확산한 미투 운동이 대한민국을 덮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라돈침대 파문, 대기업 총수일가 갑질,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 BMW 화재, 역대 최고 수출기록 경신 등 자고일어나면 메가톤급 이슈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이뉴스투데이’는 분야별로 2018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이슈를 현장에서 함께 한 취재기자와 함께 다시 정리합니다.   <편집자주>
패션뷰티 업계에서 럭키박스가 인기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2018년 뷰티 업계는 세계적인 흐름을 공유하는 한편, 뷰티 유튜버가 K뷰티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올랐다.

마스카라 실험을 하고 버려지는 토끼, 사람을 잘 따라 실험동물이 된 비글과 같은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국민이 늘어나며 친동물 화장품 기업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자신만의 메이크업을 시연해 보여주는 뷰티 유튜버 영향력이 커졌으며, 중국 관광객이 빠지면서 로드숍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피부관리 에스테숍 대신 홈뷰티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다른 사람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꾸미기를 그만두겠다고 탈코르셋을 선언한 여성도 속속 등장했다.

화장품 동물 실험 반대 시위 [연합뉴스]

1. 착한 화장품

10월 세계 뷰티업계 2위 유니레버가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비크루얼티프리(Be Cruelty-Free) 캠페인 동참을 선언했다.

러쉬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대신 인체에 무해한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올해 6월 8일 ‘세계 해양의 날’에는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로 개체수가 줄고 있는 바다거북을 형상화한 ‘터틀 젤리 밤’을 출시하기도 했다.

더 바디샵은 동물실험 반대를 뜻하는 라벨 ‘AAT(Against Animal Testing)’ 인증을 제품에 부착하고 동물실험 반대 서명 캠페인을 진행한다. 2018년으로 4년째 해당 브랜드 모델인 배우 공유는 동물실험 반대 입장을 전하며 ‘희생 없는 풍요로움’이란 더 바디샵의 가치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11월 리얼미터가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이 응답한 조사 진행 결과 현행 동물실험에 66.2%가 문제가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동물 보호에 국민적 인식 수준이 높아지며 일명 ‘착한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 세계 37개국이 화장품 동물 실험을 부분이나 전면 금지하며 국내 화장품 제조사들도 2017년부터 동물 실험이 금지된 상태다.

롯데면세점과 협업하고 있는 뷰티 유튜버 포니 <사진제공=롯데면세점>

2. 뷰티 유튜버

포니·씬님·이사배·라뮤끄 등은 화장 좀 한다하는 ‘코덕(코스메틱 덕후)’에게는 친숙한 뷰티 유튜버다.

탕웨이에게 정샘물이 있다면 씨엘에게는 포니가 있다. 씨엘 메이크업을 담당하며 이름을 알린 포니는 23일 유튜브 470만명, 인스타그램 593만명 구독자를 거느린 뷰티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인으로 꼽힌다.

포니는 2010년부터 메이크업 북 6권을 출간했으며 롯데인터넷면세점은 10월 포니를 모델로 한 포니관을 오픈, 추천 화장품 아이템과 포니 메이크업 시연 영상을 함께 소개해 2030소비자를 공략한다. 뷰티 유튜버가 쓰는 화장품은 곧장 매출과 직결된다.

가수 선미·아이유, 영화 ‘범죄도시’ 속 장첸 등을 완벽하게 모사한 커버 메이크업으로 화제가 된 이사배는 23일 유튜브 203만명, 인스타그램 91만2000명 구독자가 있다. 4월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예능감을 발산했다. 5월엔 카카오엠과 손잡고 디지털 싱글 ‘E.N.C’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20일에는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나의 영어사춘기 100시간’에도 출연하기로 해 관심을 모았다.

이 외에도 뷰티 유튜버 씬님(160만), 라뮤끄(130만), 다또아(126만), 회사원 A(117만), 써니채널(110만) 등 100만 이상 팔로워를 기록하고 있으며 악동뮤지션 보컬 이수현도 지난해 5월 뷰티 유튜버 선언 후 90만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유튜브 스타가 됐다.

뷰티 유튜버의 대중 영향력이 높아지며 관련 기업 협업 제안 및 광고 수익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00만명 이상 구독자가 있는 유튜버는 1년에 10~20억원 매출을 올린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1200개 초·중·고 학생 2만7265명, 학부모 1만7821명,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 결과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에 인터넷방송진행자(유튜버)가 올랐다.

<사진제공=스킨푸드>

3. 스킨푸드 도산

화장품 업계 로드숍 경쟁이 치열해지며 1세대 로드숍 스킨푸드가 경영난 끝에 올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신청 후 11일만에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스킨푸드 도산이 충격을 준 것은 블랙슈가 퍼펙트 첫 세럼, 블랙슈가 팩, 아보카도 립밤, 초코 아이브로우 파우더 케이크, 밀크 셰이크 포인트 메이크업 리무버 등 유독 스테디셀러가 많은 브랜드여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킨푸드 도산설이 돌 때부터 사재기해야 한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올해 4월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이미 4년 전부터 영업적자 상태였다. 2014년 52억원, 2015년 129억원, 2016년 52억원, 2017년 98억원 등 4년 동안 총 330억원가량 영업손실을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킨푸드 뿐 아니라 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등 국내 대표 로드숍도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대부터 10년 가까이 로드숍이 호황기를 맞았으나 시장이 포화됐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를 기반으로 한 신생 중저가 화장품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자 내수 불황 민낯이 현실로 다가와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으로 평가했다.

홈 뷰티 케어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

4. 홈뷰티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며 피부관리실이나 피부과를 주기적으로 찾으며 기초 피부 관리에 힘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편으로 만만치 않은 비용과 시간적 부담 때문에 고민 중인 사람이 많다는 것을 착안한 업계에서는 홈뷰티 기기를 속속 출시했다.

2017년 9월 말 출시된 ‘LG 프라엘’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가격은 더마 LED 마스크 79만9000원, 토탈 리프트업 케어 49만9000원, 갈바닉 이온 부스터 34만9000원, 듀얼 모션 클렌져 24만9000원이다. 4종을 모두 구입하면 총 189만6000원으로 거의 200만원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소비자가 찾고 있다.

LG 측은 작년 LG 프라엘 론칭 당시 현재 국내 홈뷰티기기 시장을 약 5000억원 규모로 예상했으며(전년 대비 10% 이상 급성장)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에는 K뷰티에 관심이 높은 중국·홍콩 등 중화권에 진출해 계속해서 판매량을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 미용기기 시장 규모가 2014년 193억달러(한화 약 21조7000억원)에서 2020년 540억달러(한화 약 60조7230억원)수준으로 매년 20~3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2014년 출시한 ‘메이크온 클렌징 인핸서’와 ‘메이크업 인핸서’ ‘젬 소노 테라피’ 등 총 6종 메이크온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LG생활건강·동국제약도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배리나 유튜브 캡처>

5. 탈코르셋

6월 뷰티 유튜버 배리나가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는 제목으로 탈코르셋 지지 선언을 했다.

영상은 화장하는 모습에서 시작해 화장 지운 모습으로 끝난다. 해당 영상 내내 화장을 해도 하지 않아도 배리나에게 달리는 악플이 함께 담겨있다.

배리나는 이제 남들 눈에 좋아 보이기 위한 노력을 그만두겠다고 밝힌다. 배리나는 10월 해당 영상과 동명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23일 611만명 이상 시청한 해당 영상은 댓글 기능이 막혀있다. “비만은 병이다” “눈이 썩을 것 같다”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제일 나쁘다” 등 각종 인신공격성 댓글이 우후죽순 달렸기 때문이다.

배리나 영상 공개 이후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 등 각종 SNS에 탈코르셋 관련 게시물이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가 해당 영상 게시 이후 14만명에서 15만명으로 늘었고 배리나 영상을 희화화하거나 정면 반박한 게재물 또한 유튜브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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