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경선 기자] 한 치어리더가 자신의 SNS를 통해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이하 일베)회원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이른바 '온라인 성희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 소속 치어리더 황다건은 자신의 SNS에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재밌고 좋은 직업이지만 그만큼의 대가가 이런 건가"라면서 일베의 게시글을 캡처한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 속의 해당 게시물은 "이런X 진짜 XX시키고 싶다." 라는 제목으로 올라왔고 황다건의 사진과 함께 도를 넘은 성희롱성 외모 품평글이 적혀 있었다.

황다건은 "댓글창은 더러워서 못 보겠다."면서 "관계하는 묘사부터 사진·영상 다양하게 (연락이) 오는데 제발 좀... 성희롱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런 글을 보게 되면 그날 하루는 다 망치는 것 같고 하루 종일 이 생각 밖에 안 난다."면서 "이젠 겁도 나고 부모님이 보게되실까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녀가 '성희롱 댓글'에 대한 피해를 호소한 후 다른 치어리더들 또한 '온라인 성희롱'에 대해 고충을 털어놓았다.

같은 구단 소속 치어리더 심혜성은 자신의 SNS에 "'성희롱이 싫으면 노출이 없는 옷을 입어라. 노출 없는 일을 해라'는 말로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안겼다."며 "초상권도, 피해 입었다고 말할 권리도, 피해자가 될 권리도 그 어떤 인권도 없는 우리일지도"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동료 치어리더 박현영은 댓글을 통해 "우리가 노출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 그냥 춤추고 무대 위에 서는 게 좋아서 치어리더라는 일을 하는 사람도 충분히 많다는 걸 알아달라"고 했다.

황다건의 글로 촉발된 온라인에는 '성상품화'를 이유로 치어리더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등장해 누리꾼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포털 사이트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란에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객석 앞에 서면 이슈와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치어리더가 원래 그런 직업이다"등 성희롱의 원인이 치어리더에게 있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급기야 "가족끼리 야구장에 가면 불편한게 사실이다, 치어리더 없어도 야구보는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 (치어리더를) 없애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하며 치어리더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다른 누리꾼은 트위터에 "치어리더가 언제부터 남자들 성욕 채워주는 직업이었나?" "치어리더는 운동 경기장에서 관중의 흥과 응원을 유도하는 직업이지 성적 대상화되는 직업이 아니다" "없애야 할 것은 치어리더가 아닌 성희롱 가해자"라면서 성희롱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의견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트위터 에서는 치어리더 성희롱 사건에 대한 관련 의견이 1만8000회 이상 게시되고 있어 이 사건이 현재까지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 중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해당 게시글은 논란이 커져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게시물 캡처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고 동료 치어리더들 역시 성희롱 피해를 토로하고 있어 황다건이 쏘아올린 ‘온라인 성희롱’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