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도크 내부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조선업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NG선박 부문 수주를 국내 업체가 싹쓸이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중 진정한 승자는 어디일까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의 선박 수주 실적은 1090만CGT(237척)를 기록해 중국 874만CGT(404척), 일본 322만CGT(160척) 12%에 앞서며 사실상 1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불황 터널을 헤매온 조선업이 부활을 날갯짓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중국·일본 등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기술경쟁력을 가진 LNG추진선 발주가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 5년 유가급락으로 인한 발주 감소로 조선업계 수주는 2013~16년 감소세를 지속해왔다. 특히 해양프로젝트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영업손실이 장기화하던 끝에 사업부문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특히 2015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태까지 발생했으며 7조원의 공적자금이 지원됐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1조3300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4100억원의 유상증자로 버텨야 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시행되는 IMO 환경규제가 임박하면서 세계 바다에 떠 있는 선령 20년 이상인 선박의 발주가 올해부터 본격화했다. 결과 지난 5년간 불황에서 벗어나 2020년부터는 매출이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 3사가 내년까지는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올해를 저점으로 반등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 3사 올해 수주목표는 총 259억달러다. 10일 기준 132억달러를 목표로 잡은 현대중공업은 124억달러 수주를 기록하며 목표 초과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어 73억달러를 목표한 대우조선이 77%로 뒤를 쫓고 있다. 82억달러를 목표한 삼성중공업은 54억달러에 그쳐 6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당초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해양설비 발주까지 포함하면 85~90%의 수주목표치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이어온 유가가 10월부터 배럴당 50달러대로 주저앉으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해양플랜트 부문 ‘제로 수주’와 함께 해당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한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 영업력을 집중할 수 있었다.

조선업계 한 전문가는 “각사가 보유한 도크를 비교하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순이지만 회전율은 대우조선이 높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며 “구조조정 문제까지 감안하면 현대가 가장 앞섰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이후 현재까지 37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해왔으나 해양사업부문 가동 중단으로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은 삼성중공업 역시 2016년부터 판교R&D센터를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펼쳐왔으나 앞으로 500~1900명의 추가 인력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에 공적자금 지원에 힘입어 숨통을 먼저 틔운 대우조선에서는 인력감축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해 인력유지가 필요하다”며 산업은행 측에 자구안 수정을 제안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부문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앞으로도 조선업계의 숙제가 될 것”이라며 “문제를 일찌감치 털어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에 비해 해양플랜트 부문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중공업의 어려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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