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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딜레마 빠진 아모레퍼시픽 '장기 전략' 필요해

[이뉴스투데 이지혜 기자] 사드(THAD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인한 중국 관광객 급감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판매정책에 있어 딜레마에 빠졌다. 

7일 화장품 판매가를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윤조에센스 시중 정가는 12만원인데 면세점에서는 6만5000원이다. LG생활건강 후 비첩 자생에센스 시중 정가는 16만5000원으로 면세점에서는 8만6000원이다. 

이렇듯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사면 시중 정가보다 10%(부가가치세) 이상 싸다. 부가가치세 외에 추가적인 할인을 하기 때문인데,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많이 팔면 장땡'이라기엔 면세점 매출 증대에는 여러 부작용이 따른다.

우선 싸게 파는 상품 비중이 늘어나면 응당 기업 이윤이 그만큼 줄어든다. 또 면세점에서 너무 싸게 팔다보니 개인 사용 목적 구매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되팔아 차익을 추구하는 이들이 일부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서 다이거우(구매대행)로 불리는 온라인 판매는 세금과 점포 운영 등을 부담하지 않아, 일반 사업장에게 불공정한 경쟁이 된다. 이들 일반 사업장 위축은 또 다시 제조사 판매 채널 축소와 이윤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결국 제살깎아먹기 해법인 셈이다. 

이러한 시장 왜곡 우려 때문에 제조사와 면세점 역시 자발적으로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해왔다. 관세청에서도 지난 2016년부터 50개 이하 판매 수량 제한 지침을 밝힌 바 있다. 

화장품 쪽에서는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 1인당 구매 수량을 브랜드별로 최대 5개 제품, 금액은 1000달러로 엄격히 제한해왔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이 일반 판매 점포망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도 있다. 

그러는 사이 LG생활건강이 일부 인기 세트 품목을 제외하고 단품에 대해 사실상 수량 제한 없이 판매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점유율은 아모레퍼시픽이 29%, LG생활건강이 20%이지만, 유독 면세점 매출액은 LG생활건강이 앞지르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화장품 판매 1위는 LG 후로 매출액은 6086억원이다. 설화수는 2위로 4252억원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정부 사드 보복조치로 중국인 방한여행을 제재하면서 여행객이 급감했다. 개인여행자수가 많으면 아모레퍼시픽 판매 방식이 통하지만, 지금처럼 면세 판매 가운데 중국 다이거우(구매대행)가 물건을 대량 구입하는 매출 비중이 높다보니 LG생활건강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도 고육지책으로 6월말부터 면세점 판매정책을 바꿨다. 1인당 구매제한을 △설화수 △아이오페 △라네즈 △헤라 등 브랜드별 5개→품목별 5개로 완화했다. 또 고가 브랜드인 설화수는 구매액을 1000달러→2000달러로 완화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구매제한 정책은 올해 여름 여행객 수요에 맞춰 일시적으로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적용하는 중”이라고 밝혔지만 6개월 이상 장기화에 돌입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악재도 예고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다이거우를 제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정상 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모드를 타고 중국정부 제재가 완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다이거우 매출이 타격받을 경우 아모레와 LG는 또 한 차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K뷰티 글로벌 시장을 보다 견실하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면세점 등 특수 플랫폼에만 지나치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보다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면세점 판매 정책이 씁쓸한 이유다. 

이지혜 기자  imari@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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