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6일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자본시장에서 회계법인의 책임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치평가 업무 등에 있어 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윤 원장은 이날 낮 은행회관에서 8개 대형·중견·중소 회계법인 CE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회계법인 업무는 전문성과 신뢰성을 근간으로 하며 특히 금융 자산이나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 결과는 자본시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고객이 제시한 자료만을 이용하거나 비현실적인 가정을 토대로 하는 평가 등으로 평가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회계법인들이 진행한 가치평가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보유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했다.

금감원과 증권선물위원회는 당시 공정가치 평가를 할 이유가 없다며 이를 근거로 고의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이번 이슈와 관련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회계법인들이 한 가치평가를 두고도 논란이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회계법인들이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가치평가를 한 것을 두고 '엉터리 평가'라고 지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당시 합병에 앞서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평가를 의뢰했고 두 회계법인은 각각 8조9360억원과 8조564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증권사들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평가 리포트와 제일모직의 바이오 부문 평가가치 등을 고려해 산출한 것으로 현대차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9조원대로 추정하고 하나대투증권은 3조원대로 평가하는 등 편차도 심했다.

윤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회계법인에 감사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해달라고 주문하고 "회계감사 부서가 본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직·인사, 평가제도 운용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지난달 새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도입된 주기적 감사인지정제 등 새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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