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개 경제단체 예방을 마쳤다. 성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맨 왼쪽),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상공인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끝으로 주요 경제단체 순회 방문을 마쳤다. 이번 방문에서 성 장관은 ‘규제개혁 해소’ ‘무역보험지원규모 확대’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강화’ ‘시장 공정성 강화’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부 단체 건의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정도로 말을 아꼈다.

성 장관은 취임 후 15일 만인 10월 12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박용만 회장과 만나 경제단체 순회 방문 의사를 밝혔다. 이후 한 달만인 지난달 12일 대한상의, 22일 한국무역협회, 26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달 4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연이어 찾았다.

성 장관은 순회 방문은 취임 후 예방 성격이 강했지만 ‘간담회’ 형식을 빌어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중 일부는 반영 의사도 밝혔다.

대한상의 간담회에서 업계는 어두운 제조업 상황과 수출 편중 등을 우려하며 적극적 규제개혁과 중국 ‘제조2025’와 같은 한국판 산업발전 전략을 요청했다. 이에 성 장관은 “우리 기업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기업 애로에 대해서는 끝장을 본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중견련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업계는 탄력적 근로시간 범위 확대, 세제·금융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지만 성 장관은 “과제를 면밀히 검토해 중소·중견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도 각 사안에 대한 명시적인 약속은 언급하지 않았다.

경총과의 비공개 간담회 역시 “다양한 경로로 산업현장 의견을 청취해 업계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가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관계자는 “당시 방문은 예방차 하신 것이어서 구체적으로 나온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무협 간담회에서 성 장관은 좀 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놨다. 이날 무역업계는 대한상의와 마찬가지로 제조업 위축, 수출 특정품목 편중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제조업 고도화 및 신수출산업 육성 △이란제재 피해기업 지원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산지결정기준 간소화 △유턴기업 지원강화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 등을 건의했다.

이에 성 장관은 “‘수출·투자 지원단’을 구성해 맞춤형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내년도 수출 지원예산 3733억원을 상반기에 집중 집행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역보험 지원규모를 150조원으로 늘려 무역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자동차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 간담회에서도 일부 진전된 얘기가 오갔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제조업 혁신, 뿌리산업 지원, 에너지 정책 개선, 통상현안 대응·수출 활성화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성 장관은 이 가운데 에너지 정책 개선 요구에 대해 “고효율 제품을 쓰면서 전기료 부담을 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원확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해 “대기업 지배 활동을 제한해 시장 공정성을 높일 것”이라며 명확한 입장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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