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넘어 지난달부터는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만달러를 육박하던 비트코인은 8000~6000달러대에서 움직이다 지난달 6000달러가 붕괴된 후 급락하기 시작하며 4000달러선마저 무너지며 ‘재앙 수준 폭락’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5일 오전 10시 기준에는 4000달러 내외를 유지하며 하락세가 다소 가라앉았다.

지난해 말 이후 비트코인은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7000억달러(약 790조원)가 증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올 들어 급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와 블록체인 전문가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박시덕 후오비 코리아 대표는 “지금 암호화폐시장이 폭락하는 것은 시장에서 안정되게 자리 잡기 위한 성장통”이라며 “내년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계 거물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가 주최한 콘퍼런스콜에 참여해 “2019년과 2020년에 암호화폐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디지털 및 게임 업계의 낮은 부가가치 상품이 아닌 블록체인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각국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가 명확해지면서 안정적인 정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 및 기관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 쿠오인의 마이크 카야모리 CEO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내년에 여러 호재들이 나오면서 비트코인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언제쯤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내년 내에는 분명히 다시 최고치를 새롭게 쓸 것”이라고 밝혔다.

AMB크립토 보도에 따르면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암호화폐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 자체는 크게 성장했다”며 “내년에 다시 암호화폐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낙관론에 힘을 더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내년 1분기 중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증시의 한 축인 나스닥 움직임은 암호화폐 투자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셉 크리스티나 나스닥 미디어 부사장은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나스닥은 내년 상반기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한다”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선물 출시를 위한 연구를 다년간 준비해 왔다. 시장이 혼란스러워지기 전부터 이를 준비해왔고 어떤 식으로든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처럼 암호화폐에 대한 낙관론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은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비트코인 폭락으로 여전히 암호화폐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이 80% 가까이 떨어지면서 가상화폐 버블이 붕괴됐다”고 주장했다.

또 블록체인 기반 신원관리 스타트업 시빅(CVC)을 창업한 비니 링햄은 “내년 비트코인 시세는 3000~5000달러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며 “이는 적어도 6개월 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3000달러 부근에서 강한 매수세가 붙다가 3000달러까지 하락했을 때 반등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6개월 내에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지 못한다면 암호화폐시장은 지금보다 더 비참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국내 시장 상황은 더 좋지 않다. 가상화폐 공개(ICO)를 금지하는 정부 기조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좀처럼 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블록체인에 관심이 있는 국회의원들이 관련 부처에 끊임없이 의견을 전달하고 있지만 당장은 규제가 풀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어려운 환경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의 급락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암호화폐 신중론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지난달 13일 암호화폐 규제대책 발표 시점과 관련해 “재촉하거나 서두르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제동향을 지켜봐야 한다. 금융위원회에서 ICO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