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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중국 소프트웨어(SW)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3년에는 9조1000억위안(약 147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SW업체들은 현지화, 사업 다각화 등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규제와 상대적으로 열세인 규모 등의 어려움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SW사업 매출액은 4조4998억8000만위안(약 725조원)으로 올해 전체로는 6조위안(약 9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국내 SW시장 예상규모가 약 13조30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74배다. 지난해 기준 업계 종사자 수만 해도 600만명이다. 게다가 중국은 국가에서 SW산업에 대한 육성,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소프트웨어 사업 수익 통계

파죽지세로 성장하는 중국 SW시장에 국내 SW업체들도 손을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붙잡고 있기 보다는 급속도로 팽창하는 중국시장에서 모험을 하겠다는 것이다.

핸디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중국업체인 쑤닝과 클라우드 그룹웨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과잉상태인 내수보다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중국시장을 주목했고 단기 성과 보다는 장기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서포트 관계자도 "내년부터는 중국시장 공략에 다시 집중한다"며 "클라우드에 원격지원 서비스를 접목해 신시장 창출을 노린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한컴MDS,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모아데이타, 비주얼넷, 블루시그널, 블루프린트랩, 윈데이터기술, 티마이오스 등이 정부가 주최하는 수출 전시 상담회 등을 통해 중국 판로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HTML5 UI/UX 플랫폼 '웹스퀘어5'를 중국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2019년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도의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간 수 많은 SW업체가 중국시장을 노크했다 철수했고, 최근 5년 전부터는 새로 진출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그나마 티맥스소프트, 한컴, 이글루시큐리티, 웨어밸리 등이 중국 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했거나 사업을 진행했다.

국내 SW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쓴 맛을 본 이유는 중국 시장사정에 밝지 못했고, 유통채널과 경쟁업체 정보가 부족해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행정 단위 하나하나가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게다가 중국 상류층은 미국의 우수한 제품에 익숙해져 있어서 제품에 대한 판단기준이 높고, 중국 내 기술도 이미 한국보다 월등한 편이다. 화웨이, ZTE 등 공룡같은 중국 업체에 비해 규모와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실패요인으로 꼽힌다. 

자국 업체에 전적으로 유리한 중국 규제도 시장 진입의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자국에서 사업하는 해외 IT업체에 제품 소스코드를 제공하도록 하는 사이버보안법을 시행하고 있고, 지난해 부터는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네트워크안전법을 운영 중이다. 네트워크안전법은 개인정보 및 데이터 처리 기준을 강화해 외국 기업이 주요정보 기간 시설 운영자인 경우 개인정보와 중요 데이터의 중국 내 저장을 의무화하고 해외 전송 시 검사와 평가를 의무화한다.

SW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과 비교해 규모도 작고 워낙 인지도도 없는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드배치 때문에  중국 내 반응도 좋지 않았다"며 "게다가 중국업체들이 우리 소스코드를 순식간에 카피해 버리니까 애로사항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도시 하나만 제대로 공략해도 국내 연간 수입과 맞먹을 만큼 성과를 내는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실패사례를 교훈삼아 중국시장에 진출할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W업계 한 관계자는 "최신버전이 아닌 마이너 버전을 제공하는 등 소스코드 유출을 막을 방법은 있다"며 "누가 먼저 중국문화에 맞는 솔루션을 찾아서 현지화하는 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남영호 국민대학교 교수는 '중국 SW시장 동향 및 진출 전략 보고서'에서 제품의 높은 완성도, 기술유출에 대비할 수 있는 제품, 하드웨어와 융합해 진출하는 방식 등을 중국시장 진출 성공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기술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기술의 복잡성을 올리는 것'을 지목했다. 여러 개의 기술을 합쳐 기업 간 컨소시엄을 통해 진출하라는 것이다. 우리 업체와 경쟁할 중국업체의 거대한 규모를 고려해 여러 업체가 협동해서 진출하는 방식은 매우 적절한 방식이라는 것이 남 교수의 제언이다.

중국사업을 추진 중인 SW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현지화된 수준높은 제품을 요구하기 때문에 한국 제품인지 알 수 없도록 철저히 현지화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제품 가격은 글로벌 제품과 중국 현지 경쟁 제품보다도 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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