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성윤모 장관 경제단체 순회에서 유일하게 제외되며 패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이번에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없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성윤모 장관이 4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중소기업계와 간담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성 장관과 경제단체 간 간담회는 12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이어 경제 5단체 중에선 네 번째, 한국중견기업연합회를 포함하면 다섯 번째다.

이번에도 전경련은 성 장관 방문 일정에서 제외되며 다시금 ‘패싱’ 악몽을 되새기게 됐다. 이원주 산업부 산업정책과장은 “전경련 방문 계획은 아직까지 잡혀있는 게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순회가 평균 약 5일 간격으로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성 장관의 이번 경제단체 순회는 특정 사안 때문이 아닌 취임 후 예방 성격이 크다. 성 장관은 취임 후 15일 만에 대한상의를 방문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1대1로 면담한 자리에서 경제단체 순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산업부 장관으로는 최초로 경총을 방문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제외는 전경련 입장에선 아쉬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단순 인사차 순회방문에서 제외된 만큼 의도적 배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지난 19~20일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서울회의’를 단독 주관하며 위상 회복을 노렸다. 하지만 거물급 재계 인사들이 대거 불참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실제로 행사 첫날인 19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환영만찬에는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만 참석했을 뿐 전경련 회원사 가운데 총수급 인사는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둘째 날 본회의에도 행사장 자리가 절반도 차지 않았다.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아시아’를 주제로 세션에 참석하기로 했던 최태원 SK 회장도 결국 토론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 연루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며 재계가 참석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보아오포럼까지 사실상 흥행에 실패하면서 전경련은 다시금 외부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달 전경련은 정몽규 HDC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 창립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 이상기 GS건설 부사장, 허병훈 신세계 부사장 등 기업 인사와 더불어 정계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전경련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남북경협을 발판삼아 재개를 노리겠는 심산이다. 이날 정 위원장은 “남북 상생 산업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해 나가겠다”며 향후 남북경협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직까지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이지만 상황이 어둡지만은 않다. 북한 최고지도자 최초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도 가시권에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뉴질랜드에서 가진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련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 서울 답방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서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인식을 했다”고 말했다.

2차 북미회담도 가시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직후 2차 북미회담과 관련해 “시기는 내년 1월이나 2월이 될 것 같으며 장소는 세 곳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이달 CNN 인터뷰를 통해 “새해가 지나고 얼마 안돼서(shortly)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봉호 전경련 국제협력팀장은 “이번에 아르헨티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얘기들을 보니까 성사되지 않을 것 같았던 (북미회담) 얘기도 나오고 해서 (남북협력이) 생각보다 빨리 될 것 같다는 느낌은 받는다”면서도 “아직까지 미중 간 통상 문제 등이 엮어있어 실제 기업이 경협 사업에 뛰어들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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