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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방조부터 사법부 수장 테러까지…’ 바닥으로 떨어진 공권력, 무엇이 문제인가? [이뉴스TV]

[이뉴스투데이 안경선 기자] 유성기업 노조 간부 폭행 사건 당시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부터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차량 테러까지, 계속되는 공권력 붕괴 조짐에 대해 정치권,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22일,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노조원들이 사측 간부인 김 모 상무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노조원 40여명이 사무실 앞을 가로막은 상태에서 일부 노조원들은 1시간가량 김 상무에게 주먹과 발길질 등을 해 바닥에 피가 흥건한 상태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김 상무는 코뼈가 부러지고 눈 아래 뼈가 함몰되는 등 크게 다쳐 전치 12주 진단을 받고 서울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폭행사건 당시 사측은 총 6차례에 걸쳐 112 신고전화를 걸어 경찰 출동을 요청했고, 최초 경찰 4명과 후속 20명이 각각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경찰은 출동 이후 40여 분간 폭행이 벌어진 사무실 앞에서 대기만 했을 뿐 현장에 진입하지 않았고 폭력에 가담한 노조원들이 사무실을 나서는데도 한 명도 검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현장에서 경찰력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 공권력 불신을 자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대미문의 대법원장 차량 화염병 테러 역시 바닥으로 떨어진 한국 사회 공권력의 위신을 방증하고 있다.

27일 오전, 74살 남 모씨가 출근 중이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다. 남 씨는 경찰 조사에서 "민사소송 사건과 관련해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남 씨는 개인소송에서 패소한 뒤 약 3개월 전부터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건이 지속적으로 벌어지자 정치권은 공권력의 무기력함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조원들이 기업 임원들을 폭행하는 사태는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 이를 저지하지 못한 경찰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장 화염병 투척 사건에 대해선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공동체를 파괴하는 중대 행위”라고 비판했다.

야권은 사실상의 ‘공권력 사망선고’를 내리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지난 13일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며 벌어진 민주노총 대검찰청 로비 점거 사건을 두고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권력에 취해 세상을 자기들 것처럼 여기고 국회와 검찰청사까지 점거하겠다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이를 방조했다”라고 말했고 김동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기득권이 된 거대 노조와 그 노조에 빚진 정부,여당이 비상식적이고 무법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과 정부가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이 공권력 불신의 악순환을 초래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성기업 사태에서 경찰은 가해자 측이 고마워할 정도로 직무유기를 했다”며 “안하무인격으로 권력화된 노조와 이를 용인하는 정부, 그 눈치를 보고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경찰이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가나 법이 국민을 구제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감이 사회에 확산될 경우 사적 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빈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법기관의 권한 범주에 있는 민원이 제기되고 수십만 명이 참가해 폭주하는 현상을 사회 문제로 보고,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들이 정상적인 사회 시스템을 통해 민원을 해소하는 대신 청원 게시판을 통해 ‘동조세력’을 형성한 뒤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팽배해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권력 남용과 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상”이라며 “해결책은 수사기관과 사법 당국 등 공권력이 적법한 원칙과 절차를 따르고 공정하게 대응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14년만에 스스로 뒤집힌 판례를 정립한 이후 부산지법에서도 병역법 위반 혐의자가 잇따라 무죄로 선고되어 일각에서는 판결에서 말하는 '양심'의 기준에 대해 군필자와 병역기피자 중 어느 쪽이 존중되어야 하느냐는 논란이 분분하고 온라인 상에는 병역 기피 방법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는 가운데, 법무부가 오는 30일 양심적 병역거부자 58명까지 가석방 하기로 발표해 사법기관의 공정성과 공권력에 대한 불신 논란은 더욱 커져갈 전망이다.

안경선 기자  ksnahn@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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