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제공=한전>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탈원전 정책으로 세 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한국전력공사가 올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비용 절감과 해외 원전 수주 등으로 내년에도 흑자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익 규모가 미미하고 총 부채 규모도 지난해보다 늘어 흑자를 잇기에는 무리라는 전망이 함께 나온다.

27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은 “내년에 원전 가동률 정상화와 유가·석탄 등 원료비 하락에 힘입어 전사적으로 순이익 흑자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원전 점검이 강화되면서 원전가동률은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원전이용률이 이례적으로 54.9%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에 값싼 원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공급받던 한전은 지난해 4분기 1294억원, 올해 1분기 1276억원, 2분기 6871억원 등 3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에는 원전가동률이 73.2%까지 회복되며 분기 성적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에 영업이익 1조3952억원, 당기순이익 7372억90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전은 내년에도 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다. 한전은 지난 4월 김종갑 사장 취임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전력그룹사와 공동으로 2조5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전 관계자는 “내년엔 원전 가동률이 80% 중반까지 올라가고 유가와 석탄 등 원료비와 전력 구매비가 하락되며 비용이 절감돼 순이익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여기에 해외원전 수주까지 이뤄지면 충분히 실적 부진을 극복할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신규 원전 2기,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기씩 신규 원전이 가동된다. 또 유가는 최근 고점 대비 27% 하락했고, 석탄 가격은 18% 하락해 3~4개월 내 원가반영 될 예정이다.

하지만 한전의 내년 실적개선 목표에 업계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랭하다.

우선 이익개선 수준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한 것은 맞지만 전년에 비해 이익 규모가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탈원전-신재생 에너지전환으로 연료비와 구입전력비가 증가하고, 유가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전년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탓이다.

총부채 금액도 올랐다. 올 3분기 말 기준 한전 부채는 114조837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8조8243억원) 대비 5.5% 늘었으나 같은 기간 한전의 자산은 2.7%(181조7889억원→186조775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한전은 신재생 시장이 안정화하면서 전력구매비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신재생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 불확실하다”라면서 “계통운영 등 여러 부작용으로 국내 신재생 시장이 안정화하기까지는 더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많아 외려 전력구매비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무디스는 “원자력 발전 안전 규제가 더욱 강화될 방침이라 향후 1년여 간 한전의 원전 이용률이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라며 “이에 당분간 LNG 등 가격이 비싼 연료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한전의 비용구조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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