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왼쪽)과 황정환 MC사업본부장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수장을 교체한지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스마트폰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부진한 실적을 확실하게 반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도 상존하고 있다. 

내년 5G 서비스 상용화와 폴더블폰 등장 등 스마트폰과 이동통신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가운데 이들 두 수장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사진=이뉴스투데이 DB>

◇ 고동진 사장, 미래형 스마트폰 기반 마련...아시아 시장 탈환 과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Mobile)부문장을 교체했다. 그동안 IM부문을 이끌어 온 신종균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인재개발 담당을 맡고 그 빈자리는 무선사업부장이었던 고동진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삼성전자는 고동진 사장 취임 후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S9를 출시했다. 

갤럭시S9과 S9플러스는 카메라와 사운드 성능을 대폭 강화하고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앱인 ‘스마트싱스’와 데스크톱PC와 연동할 수 있는 ‘삼성 덱스’도 탑재됐다. 

그러나 8월 갤럭시노트9가 나오기까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절대적 우위를 점하던 인도시장에서 샤오미와 주도권 경쟁을 하는 처지에 놓였고 중국에서의 점유율 0%대 굴욕도 이어졌다. 그 사이 삼성전자는 갤럭시 A, J 등 중저가 모델로 시장 극복에 나섰으나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갤럭시노트9 언팩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고동진 사장.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출시 후 고동진 사장은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고 사장은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플래그십 모델에 먼저 적용한 뒤 중가 모델로 옮겼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신기술과 변화의 포인트를 중가 모델에 먼저 적용할 계획”이라며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오기 위한 시도”라며 중저가폰에 혁신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그 결과 갤럭시A7은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의 후면 트리플 카메라 모델로 출시됐고 A9는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했다. 

고 사장은 이달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이 될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UI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며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접었을 때는 바깥면 작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또 ‘원 UI’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화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보다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간결하게 정돈된 아이콘과 가독성·접근성을 향상시킨 깔끔한 화면 배치, 편리한 한 손 조작 등을 통해 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DB>

◇ 황정환 부사장, 스마트폰 기본 지키며 소비자 신뢰 회복 최우선

황정환 부사장은 MC사업본부가 3년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는 어려운 시기에 MC사업본부장에 올랐다. 그동안 MC사업본부를 이끌었던 조준호 사장은 LG그룹의 연수원 역할을 하는 인화원장으로 물러났고 엔지니어 출신의 황 부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LG전자는 황 부사장 교체 후 올해 3월 V30씽큐를 출시했다. 다만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V3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V30의 성능은 유지하면서 여기에 LG전자 AI브랜드인 ‘씽큐’를 적용했다. LG전자는 이후 출시되는 모든 플래그십 모델에 ‘씽큐’를 적용했다. 

이후 LG전자는 스마트폰 브랜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당초 3월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 G시리즈 신작도 미뤄졌다. 

고심 끝에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한 LG전자는 5월 G시리즈 신작 G7씽큐를 출시했다. G7씽큐는 그동안 황 부사장이 강조한 ‘스마트폰의 A(오디오), B(배터리), C(카메라), D(디스플레이)’를 반영한 첫 작품이다. 

G7씽큐는 붐박스 스피커와 DTS:X 사운드 시스템 등으로 오디오를 강화했고 AI카메라로 가장 최적화된 사진 촬영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물론 저조도 촬영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밝기를 키운 LCD 패널을 적용하면서도 소비전류를 줄여 배터리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황정환 부사장이 V40씽큐 출시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달 스마트폰 최초로 펜타(5개) 카메라를 장착한 V40씽큐를 출시했다. V40씽큐는 전면 듀얼,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SW 업그레이드를 통해 5개 카메라로 한 번에 촬영하는 펜타샷이 가능하다.

V40씽큐 출시와 함께 중가 모델인 Q, X 시리즈 등을 내놓으며 시장에 대응했고 특히 플래그십 모델인 V35씽큐는 LG전자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먼저 출시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소비자 요구가 다양해지고 세분화 된다는 점을 감안해 라인업을 확장하며 소비자 요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센터를 운영해 기존 LG 스마트폰 고객도 최신 SW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후관리를 강화해 기존 고객 이탈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비브랩스 최고기술책임자 아담 샤이어 상무가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LG, 성공적인 체질개선...성과 보여주는 과제 남아

고동진 사장과 황정환 부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사업부서의 체질개선은 이뤄냈으나 실적의 반전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부진한 중국과 인도시장에서 분위기를 반전하는데 아쉬움을 남겼고 황정환 부사장은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시장 특성상 단기간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하거나 점유율 반등을 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더 두고봐야 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보다 먼저 폴더블을 공개해 우위를 점했으며 5G 단말기 경쟁에서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웨이가 올내년 6월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5G폰을 공개하기로 한 반면 삼성전자는 그보다 빠른 내년 상반기 중에 갤럭시S10 출시와 함께 5G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는 AI플랫폼 빅스비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면서 모바일시장에서도 AI를 통한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도 폴더블폰 상표출원과 디자인 특허 등록 등을 진행하며 내년과 내후년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황 부사장은 “폴더블과 5G는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내후년부터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