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어락'.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혼자 사는 집에 낯선 사람이 침입해 숨어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해외 엽기동영상 사이트에는 혼자 사는 집에서 남자가 집을 비우자 환풍구를 열고 나오는 낯선 사람의 소름 돋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도어락’은 이런 무시무시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도어락’은 원룸에서 혼자 사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공효진)이 집에 누군가 침입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스릴러 영화다. 

‘숨바꼭질’과 ‘목격자’ 등으로 이어지는 ‘주거공간 스릴러’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스릴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거공간 스릴러의 강점은 누구나 사는 평범한 주거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관객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주거 보안 솔루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기업은 보안서비스를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할 수 있어 보안사업 역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보안시장은 에스원이 점유율 50%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 자회사인 ADT캡스가 30%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ADT캡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내년에 보안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안기업들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가정용 서비스는 출입문 개폐관리와 영상관리, 개인금고 등이다. 여기에 IoT 디바이스를 더해 출입문뿐 아니라 창문 등에도 보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주로 창문에 설치된 디바이스로 보안을 적용한 상황에서 창문이 열리면 경보가 울리고 관제센터에서 보안요원이 출동하는 방식이다. 또 가정용 CCTV나 센서 등을 통해 보안이 설정된 구역 내에 외부인이 침입할 경우 경보가 울리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로봇청소기에 부착된 카메라로 주거침입자를 적발한 경우도 있었다. 

5G와 함께 IoT망이 확대되면 가정용 보안장비도 더욱 진화한다. CCTV는 출입자 관리를 위한 얼굴 인식 시스템이 적용돼 괴한의 신원을 곧장 파악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스마트폰에서의 안면인식 기술을 마주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홈CCTV 맘카.

또 출입자 관리도 영화에 등장하는 비밀번호 키에서 벗어나 지문이나 홍채 등 생체인식이 가능해 외부인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FIDO라고 불리는 생체인증 기술은 현재 스마트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FIDO 2단계가 적용되면 웹 브라우저 등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전력을 줄이면서 데이터 전송이 원활한 IoT 전용 통신망들은 가정에서 더욱 다양한 IoT 보안 디바이스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문제는 이 디바이스들이 해킹 당하지 않도록 지키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IoT 디바이스들이 설계 단계에서 보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이를 위해 IoT보안 인증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이 제도를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어 업계에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박창열 KISA IoT융합보안팀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제품을 하루빨리 출시해 판매하는 것이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보안성을 고려해 개발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든 인증제도가 마찬가지지만 IoT보안 역시 인증제도를 간소화하거나 인증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문서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 소프트웨어 기업 관계자는 “랜섬웨어를 막는 것은 이제 최종단계에 이르렀다. 더 이상 랜섬웨어가 침입할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떤 질병은 반드시 정복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떤 범죄도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춘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을 지키는 일은 지금도 계속 진화 중이다. 그리고 언젠가 영화 ‘도어락’은 오래된 판타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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