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규모 재건축(계획세대수 기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찬밥신세를 받아온 중대형 아파트 몸값이 최근 부쩍 오르고 있다. 특히 아파트값이 비싼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서 중대형 평수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률이 소형 아파트를 뛰어넘는 것.

2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경기도 내 규모별(전용면적) 아파트 매매평균가격 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10월까지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은 평형은 중대형 아파트로 나타났다.

중대형(95~135㎡)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1월 4억6583만원에서 10월 5억944만원으로 9.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형(135㎡ 초과) 8.86%, 중형(62~95㎡) 6.64%, 소형(40㎡ 미만) 8.52%, 중소형(40~62㎡) 6.17% 순으로 상승했다.

거래량도 부쩍 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3379건에서 올해 10월 6281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세시장에서는 격차가 더 심했다. 경기도의 중대형 아파트는 올해 1월 3억5422만원에서 10월 3억5598만원으로 0.5% 올랐지만 같은 기간 소형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억551만원에서 1억391만원으로 1.98%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천정부지로 집값이 치솟는 서울을 피해 경기도로 주거지를 옮기는 탈 서울 현상을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순유출 인구는 9만8000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해 순유입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11만6000여 명)로 나타났다.

또 그동안 1인가구와 핵가족 증가로 아파트 중소형 평형에 수요가 몰리면서 중대형과 중소형간 가격차가 좁혀진 점도 이유 중 하나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며 “가격대가 좁혀지면서 상대적으로 더 넓은 면적을 갖춘 중대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중대형을 ‘똘똘한 한 채’로 선택하는 현상도 한몫했다는 게 주택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각종 규제 대책에 시달리며 보유 주택수를 늘리기보다 거주 목적과 시세차익까지 누릴 수 있는 중대형 평형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지난해만 해도 경기도에 중대형 아파트를 사느니 서울 중소형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였으나 8·2부동산대책 이후 달라진 분위기”라며 “올해 역시 투자 목적보다 실거주 목적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입지가 우수한 경기도 중대형 아파트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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