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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남북경협…현정은 ‘금강산’ 정몽규 ‘철도’로 잇는다금강산서 20주년 남북공동행사 개최
500마리 ‘통일소’로 물꼬, “사업재개 여건 마련할 것”
(왼쪽부터)고(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고 정주영 명예회장, 고 정몽헌 회장이 1998년 10월 북한 백화원초대소에서 면담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그룹>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기틀을 닦은 금강산관광이 개시 20주년을 맞았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범현대가는 현정은 회장의 ‘금강산 관광’, 정몽규 회장의 ‘철도’를 중심으로 정 명예회장 유지를 받들기에 여념이 없다.

18일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18~19일 금강산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현 회장 등 현대그룹 임직원과 정·관계 인사를 포함해 100여명이 참석한다. 현대그룹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10년째 중단된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여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강산관광 역사는 2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명예회장은 1989년 1월 기업인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관광 개발의정서’를 체결했다. 정 명예회장 고향은 현재 북한에 속해 있는 통천이다. 정 명예회장은 전쟁으로 남한과 북한이 분리돼 고향을 방문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로부터 9년 후인 1998년 6월, 정 명예회장은 통일소 500마리와 함께 판문점을 통과하는 역사적인 이벤트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83세였던 정 명예회장은 17세 때 부친의 소 한 마리를 팔아 남한으로 가출한 빚을 갚게 됐다고 소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소떼를 이끌고 방북에 나선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사진제공=현대그룹>

그리고 같은 해 11월 18일, 남측 관광객 830명 등 총 1400여명을 태운 현대금강호가 동해항을 출항해 금강산으로 향하면서 해로를 통한 역사적인 첫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금강산 관광을 통해 구축된 남북 간 신뢰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6.15공동선언)으로 이어졌고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과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던 중 2001년 정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고 그의 유지를 물려받은 정몽헌 회장이 2003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정몽헌 회장 부인 현정은 회장이 전면에 나섰다. 이후 금강산관광은 2003년 육로관광 시작, 2005년 관광객 100만명 돌파, 2007년 내금강 관광 개시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여정을 이어나갔다. 현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5년과 200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해 개성·백두산관광 합의서를 체결하며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2008년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당시까지 2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과 사업자 간 교류를 견인해 온 금강산관광은 그 해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사업 중단 이후 현대그룹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손실과 2200억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감내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현 회장은 대북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2009년 8월 현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해 금강산관광 재개 등 5개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올해 4월 말 판문점 선언 이후에는 자신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TFT’를 본격 가동해 그룹 내 경협 전문가를 중심으로 남북경협사업 주요전략과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 TFT 발족 당시 현 회장은 “남북경협사업을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정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 유지를 잘 받들어 계승해 나가자”고 강조하며 흔들림 없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내금강답사에 나선 현정은 회장(왼쪽 3번째)이 미소짓고 있다.<사진제공=현대그룹>

현대아산도 그룹 움직임에 맞춰 ‘남북경협재개준비 TFT’를 구성하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건설 등 추진해 온 사업 재개를 위해 세부 실행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해 조직을 정비하고 세부적인 전략 과제 수립과 실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 회장이 금강산 등 관광사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정몽규 HDC 회장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정 명예회장 유지 받들기에 여념이 없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전경련회관에서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 창립 회의를 개최했다. 초대 위원장은 정 회장이 맡았다. 정 회장이 남북경협 상징인 범현대가 일원으로 남다른 사명감을 지니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HDC가 북한 경제개발의 필수 요건인 도로, 철도, 항만 등 SOC 사업에서 선도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HDC는 직접적인 사업수주 경험은 없으나 북한에서 가장 시급하게 여기는 SOC 인프라 구축에 강하다. 이미 대구-부산 고속도로 사업을 비롯해 국내 최초 민간제안사업인 서울-춘천 고속도로, 부산항대교 및 부산 신항 등 민자사업에서도 단순시공을 넘어 개발, 기획, 관리, 운영까지 전담하는 등 막강한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는 1998년 정 명예회장이 소떼와 함께 북한을 육로 방문한지 20년째 되는 해”라며 “경제로 민족 분단의 벽을 허물겠다는 뜻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준 기자  junhyeokyu@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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