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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올해 3분기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외형과 이익이 동시에 개선됐지만 정보기술(IT), 반도체 대형주들을 빼면 오히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톱'을 빼면 3분기 누적 순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5%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도 외형은 조금 커졌으나 이익 면에서 뒷걸음질했다. 3분기만 따로 보면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컸다.

1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법인인 코스피 상장사 534개사(금융업·분할합병 기업 등 100개사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천40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47% 늘었다.

영업이익은 130조원, 당기순이익은 96조원으로 각각 7.88%, 1.92%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실적만 따로 놓고 보면 매출액은 484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3.6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6조원과 33조원으로 9.26%와 7.95% 불어났다.

하지만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반도체 대형주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실적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다.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천218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35% 늘었지만 증가율은 삼성전자를 합쳤을 때보다 다소 떨어진다.

영업이익은 82조원에 그쳐 오히려 지난해 동기보다 0.10% 줄게 되고 순이익은 61조원으로 6.39% 감소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까지 제외하면 코스피 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8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두 회사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66조원으로 뚝 떨어져 지난해 동기보다 오히려 9.94%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순이익은 48조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45% 감소했다.

사실상 두 회사를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뒷걸음질 친 셈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비율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할 때와 제외할 때 격차가 컸다.

분석 대상인 534개사 3분기 누적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9.27%로 작년 동기보다 0.21%포인트(p) 상승했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6.88%로 0.24%p 하락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고 계산하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52%, 매출액 순이익률은 4.08%에 그쳤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0.89%p, 0.97%p 하락한 수준이다.

1∼3분기 당기순익이 작년 동기 대비 흑자인 기업은 413개사(77.34%)였고 121개사(22.66%)는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전환 기업은 55개사로 흑자 전환 기업(28개사)보다 많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게 기업 실적에서 확인됐고, 특히 반도체 특수를 제외하면 수출·내수 모두 수요가 더 늘기 어려운 추세가 (실적 수치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개별·별도 기준 업종별 실적(금융업 등 제외 638개사 분석)을 보면 전기전자와 화학, 운수창고 등 12개는 매출액이 늘었고 운수장비, 비금속광물, 건설, 통신, 기계 등 5개 업종은 줄었다.

섬유의복, 종이목재, 음식료품, 건설, 전기전자, 의료정밀, 유통 등 7개 업종은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에 기계, 운수창고업, 운수장비,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화학 등 9개 업종은 순익이 줄었다. 전기가스업은 적자 전환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락팀장은 "최근 한풀 꺾이긴 했으나 유가가 한 단계 올라가며 화학 업종 등의 마진이 예전만 못했고 조선을 중심으로는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또 "자동차도 환율과 충당금 문제 등으로 이익 감소 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금융업종에 속한 42개 기업의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7조원, 순이익은 20조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3%와 5.63% 늘었다.

그러나 금융업은 3분기 실적만 떼놓고 볼 경우 전 분기보다 이익이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은 21.74%, 순익은 20.39% 감소했다.

보험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51.89%나 줄었고 증권(-26.43%), 은행(-6.91%) 등도 감소세를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외형 성장세는 이어갔으나 이익은 개선되지 못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843개사의 연결기준 1∼3분기 매출액은 120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06% 증가했다.

순이익도 51조원으로 2.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6조원에 그쳐 7.36%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49%, 순이익률은 4.21%로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0.62%p, 0.03%p 하락했다.

분석 대상 회사 가운데 65.84%인 555개사는 순익 흑자를 보였고 288개사(34.16%)는 적자였다. 흑자 전환 기업은 82개사, 적자전환 기업은 99개사로 집계됐다.

개별·별도기준(1천67개사 분석)으로 보면 상황은 더 나쁘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3% 줄었고 영업이익(5조4000억원)은 16% 감소했다. 순이익(5조원)은 늘었지만 증가 폭이 1.14%에 그쳤다.

올해 3분기만 보면 매출액이 31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1.96% 감소했고 영업이익(1조8000억원)과 순이익(1조5000억원)도 각각 3.33%, 19.87% 줄었다.

업종별로는 IT업종 403개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이 4.58% 줄었지만 순이익은 12.71%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반면 비(非)IT업종 664개사의 매출액은 0.39% 증가하는데 그쳤고 순이익은 오히려 5.53% 줄었다.

시총 상위 기업이 다수 포진한 제약업종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96% 늘었지만 순이익은 10.84%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매출액만 보면 전 분기보다 5.54% 줄었고 순이익도 15.09%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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