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고, 미국 브리더스컵 준우승 “마사회 해외종축사업 속도 붙었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한국마사회 해외종축사업이 300억원 규모 경제효과를 창출을 기대하게 됐다.

한국마사회는 닉스고(수말·2세)가 경마 올림픽으로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에서 지난 2일 준우승을 달성하며 한국마사회 해외종축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11일 밝혔다.

닉스고는 마사회가 2015년부터 시작한 해외종축사업인 ‘케이닉스(K-Nicks)’ 기술로 선발한 경주마다. 케이닉스는 DNA정보를 분석해 어린 시기에 말 능력을 사전에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사회는 저렴한 가격에 잠재력이 높은 경주마를 조기에 발굴하여 씨수말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종축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씨수말은 말산업 육성측면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말산업 경제규모만 약 30조원에 달하는 일본 말산업이 급진적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씨수말 도입이 있다. 선데이사일런스, 댄싱브레이브, 포티나이너 등 일본은 미국 연도대표마, 챔피언 등 최고 수준 씨수말을 수입했다.

그 결과 2008년부터는 일본산 씨수말이 리딩사이어(Leading Sire·자마들의 상금액이 최고인 씨수말)로 자리매김하며 세계적인 경마 대회를 휩쓸고 있다. 선데이사일런스 자마이자, 일본 대표 씨수말인 딥임팩트 자마들이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만 744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우수 씨수말 도입은 국내산마 개량뿐만 아니라 생산농가 소득 증대 등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한국마사회는 일본과 달리 통상 씨수말 구입액 평균 2~40억원의 1/4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우수 씨수말을 발굴할 계획이다. 해외종축사업으로 초기 투자비용을 대폭 줄여 수익률을 높이고, 우리 고유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것.

이렇게 태어난 닉스고는 데뷔 5개월 만에 단 5개 경주에 출전해 자신 몸값 8배인 약 8억원 경마상금을 벌어들였다. 닉스고뿐만이 아니라, 마사회가 해외종축사업으로 선발한 미스터크로우, 제이에스초이스 등 경주마가 이미 몸값을 훨씬 넘는 수익을 거두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브리더스컵 준우승으로 닉스고는 내년 미국 삼관경주 중 하나로 총상금만 23억에 이르는 켄터키더비에 출전할 예정이다. 삼관경주는 켄터키더비를 시작으로 ‘프리크니스 스테익스’, ‘벨몬트 스테익스’ 경주를 말한다. 여기서 모두 우승하면 트리플크라운(Triple Crown)이라고 하는 삼관마가 된다. 3개 경주 우승상금만 55억 원에 이른다.

일단 삼관마가 되면 우승상금을 비롯하여, 현역 경주마에서 은퇴 후에 씨수말로 활약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다. 지난 2015년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한 아메리칸파로아는 2016년 교배료만 약 2억3000만원이다. 다음 해 163두 자마를 생산한 것을 감안하면 아메리칸파로아 연간 수입만 37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매년 4만 마리 경주마가 나오는 미국에서 말 한 마리가 이 3개 대회를 한꺼번에 석권하긴 쉽지 않다. 닉스고가 삼관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현재 성적이라면 최소 1만 달러 이상 교배료로 씨수말 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연간 100회 정도 교배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12억원 수익이 창출된다.

통상 씨수말이 교배하여 자마가 태어나서 경주에 출전할 때까지 4년 시간이 소요되는데, 닉스고 자마로 벌어들이는 경주 우승 수익 약 150억원과 자마 경매가 약 120억원, 교배료 약 40억원 등을 감안하면 최소 300억원 경제적 효과가 창출된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후년쯤이면 닉스고가 씨수말 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우수 종축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국산 경주마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장기적으로 한국 경마산업의 국제화 달성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