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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남북경협•국제네트워크’로 돌파구 찾나정몽규 위원장 필두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 출범…‘국제 네트워크’로 차별화 전략 추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남북경협과 국제네트워크를 통해 존재감 찾기에 나섰다. 7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 창립회의에서 위원장 정몽규 HDC 회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 송영길 의원이 미소를 짓고 있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입지가 좁아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다른 경제단체와의 차별화를 통한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옛 위상을 회복하는 타개책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전경련은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이 전담했던 정부-재계 간 소통창구는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기업 목소리 대변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대신하고 있다. 산하에 한국경제연구원을 두고 간접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상황 반전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전경련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핵심은 ‘남북경협’과 ‘국제네트워크’다.

전경련은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를 정식 출범했다. 출범식에는 위원장인 정몽규 HCD 회장,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더불어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 이상기 GS건설 부사장, 허병훈 신세계 부사장, 조영석 CJ제일제당 부사장, 김범호 SPC그룹 부사장 등 기업인사 포함 40여명이 참석했다.

정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경제로 민족 분단의 벽을 허물겠다는 (고 정주영 회장의) 뜻을 기억한다”며 “앞으로 위원회를 중심으로 남북경제관계 정상화를 위한 경제계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자기주도적 경제재건 여건 조성 △남북 상생 산업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동 프로젝트 발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남북 관계가 급진전하자 2014년 출범한 ‘통일경제위원회의’를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통일연구 및 정책제안 사업과 대북 지원 사업(1997년 옥수수 1만톤, 1999년 비료 80억원, 2001년 겨울내의 50억원)도 진행한 바 있다. 전경련은 이번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를 통해 다가올 한반도 중심 동아시아 경제권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이날 출범식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이 참석해 정부-재계 간 협업을 강조했다. 문 정부 들어 전경련이 각종 정부 행사에서 제외되는 ‘패싱’ 국면이 지속되고 있던 터라 여당 관계자 참석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송 위원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2016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권력형 비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사다.

기조연설에서 송 위원장은 문 정부의 한반도 신(新)경제구상 청사진을 소개했다. 그는 “분단 70년 동안 대륙과 단절됐던 경제적 혈관을, 동북아를 넘어 유라시아로 확장하고 남북이 동북아 중심국가로 우뚝 서는 ‘동북아 상생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며 “제계의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내부 타개책이 남북경협이라면 외부 타개책은 국제네트워크다. 전경련 국제네트워크는 경험과 노하우, 규모 등에서 대한상의 등 다른 경제단체에 월등히 앞선다. 한미재계회의 등 31개국 32개 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해 해외 주요국과 교류하는 탄탄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올해만 해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회의(ABAC) 총회 참석, 미국상공회의소, 일본 경단련과 ‘한·미·일 경제계 전략회의’ 개최, ‘한·중 CEO 라운드 테이블’ 개최, 한미재계회의 등 10여건이 넘는 주요 국제회의를 주최하거나 참석해 여전한 국제네트워크 기반을 과시하고 있다.

전경련은 남북경협과정서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데 국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경련은 미국의 국내산 철강 관세 부과가 우려되던 때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 등에 철강 수입제재 완화를 위한 서한을 보내 설득해내는 등 국제적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경련 내·외부 타개책이 순항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이 대북제재에 칼을 빼들면서 돌파구 핵심이 될 남북경협 구체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기업을 직접 접촉했다. 정부 차원의 남북경협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북제재 이행을 환기하고 경협 속도조절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또 있다. 타개책을 이끌어갈 ‘수장’ 찾기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지만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탈퇴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미지 하락으로 주요 인사들은 전경련 회장직을 꺼리는 분위기다. 허 회장 후임을 찾지 못하면 전경련 돌파구 마련은 동력을 잃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가 (전경련) 존재감에 숨통은 트여줄 수 있다”면서도 “(허창수) 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조직 개편 작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준 기자  junhyeokyu@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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