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로봇개발업체인 핸슨 로브틱스가 지난 2016년 개발한 인간형 로봇AI 로봇 소피아.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우리나라 인공지능(AI) 기술력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AI 연구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외국과 협력도 줄어들면서 AI 기술경쟁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는 AI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이 무색한 상황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부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인공지능 연구역량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까지 주요 20개국 AI 학술연구 건수는 연평균 9.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6387건으로 20개국 중 9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28%로 19위다. 성장률 20위는 대만으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플러스 성장을 한 국가로만 보면 우리나라가 꼴찌다.

연구소는 톱유니버시티닷컴에서 발표한 ‘2017년 컴퓨터과학, 정보시스템 분야 상위 100개 대학’의 국적을 기준으로 20개국을 선정, △학술연구 건수 △피인용수 △연구협력 네트워크 △연구역량 유형비교 등으로 인공지능 연구역량을 비교분석했다.

5년간 가장 많은 연구결과를 내놓은 국가는 중국으로 4만9096건이다. 이어 미국(3만966건), 인도(1만4237건), 일본(1만2799건), 영국(1만2036건) 등이 1만건 이상 연구 건수를 기록했다.

중국은 AI 연구 양적 측면에서 2007년 미국을 추월한 후 질적 보완을 지속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5년간 AI 연구 건수가 연평균 31% 성장해 2016년 영국을 추월했다. 지난 한해에만 2000건가량의 AI 학술연구를 내놓았다.

인공지능 분야 학술연구 건수. (출처=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보고서는 국내 AI 기술력에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AI 기술력은 미국보다 1.8년, 중국보다 1.4년 뒤쳐졌다. 특히 AI 인재가 2022년까지 9986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술력 등에 대한 신뢰도도 중위권에 그쳤다. 국가별 AI 연구보고서 피인용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2위(1만9321건)에 머물렀다. 미국이 12만8653건으로 1위, 중국이 8만59건으로 2위, 3위는 5만9460건을 기록한 영국으로 나타났다.

AI 연구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러브콜’도 없다.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중국 등 AI 연구역량 상위 국가를 중심으로 다수 연구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협력순위 12위로 상위권에서 밀려나있다.

AI 강자연합 연구협력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중하위권인 우리나라는 AI 기술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영국·중국 등 AI 연구역량이 높은 국가 간 강한 연구협력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고 미국과 중국은 무역 분쟁 중에도 AI 기술선도를 위해 협력하는 코피티션(Cooperation+Competition) 상황이다.

보고서는 AI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경제규모를 고려해 양 보다 질 중심의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선도국과 연구 협력할 재원을 확대하고 국가 연구과제 사업을 선정할 때는 선도국과 연구 협력한 경험에 가점 부여하는 등 질적 요소 강화를 제안했다. 또 교육 등 AI 차별화 영역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소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질 중심의 AI 연구역량 확보에 주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책을 지원할 때도 질적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